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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49제

천붕 37일 - 목포여행

 

 

 

목포 여행

 

다음주 월요일이 벌써 49제 날이네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 세월이니 내가 벌써 66살이고 엄마가 90이지

 

비오는 날 목포 다녀왔네

엄마는 목포 가 보셨는가?

비오는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네 엄마 !

 

엄마 늘 하시던 소리

즐겁게 살아라!

난 항상 그렇게 살았지

누가 뭐래도 토요일 하루는 내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평생 산에 빠져 산 넘이 후회없이 산에 다니고

지금도 열심히 다니는데 허리고 무릎이고 고장 나지 않았고

현역 때와 같이 변함없이 생활하니

더 바랄 것도 없는 행복한 삶 아닌가?

 

세계일주를 못 한 게 좀 아쉽기 하지

은퇴하면 꼭 하려 했는데 현실이 녹록치 않았어

안 그렬려구 했어두 아득한 경제 절벽 앞에서 막막했었지

 

그래도 노는 동안 호도협도 가고

몽블랑도 가고 안나푸르나도 갔지

일 하는라 아픈 엄마 많이 보살펴드리진 못햇지만 그래도 전 직장에서

일하면서 마음은 더 편했네 ..

내 은퇴가 너무 빠르기도 했구..

복직 안됐으면 안 그랬으면 대전에서 택시운전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좀 더 자유로워 지면 다시 멀리 떠나고 싶어질 거야 .

내 마음이 여전히 울고 건강이 허락하면 그 땐 미련 없이 떠나야지..

가고 싶은 어디라도….

 

사람들은 날궃이가 참 재미 있다는 걸 모르네

비와서 일정이 취소되면 혼자 떠날 수 있어 오히려 굿인데

내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니 굳이 그 재미를 포기할 이유가 없었지.

 

엄마 모시고 갔던 대마도도 괜찮았지만 목포나 영덕 댕겨오면 더 좋을 뻔 했네

맛 있는 것도 많이 못 먹고 풍경도 별로 였고….

우린 여기저기 빠대고 댕기느라 엄마와 같이 있을 시간도 별로 없었지.

캐이블카 타고 유달산에도 오르고 일본넘들 지은 건물들이나 옛날 물건들도 구경하고

회에다가 붕장어 탕도 먹었으면 훨씬 좋았을 걸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의 유달산이 후련했고 오랜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이 즐거웠네 엄마

 

그래도 내가 노는 데는 일등 아니우?

그것도 내가 인정하는게 아니라 모든 모임의 친구들이 인정하는…..

오랜 날을 빨빨 거리고 다니다 보니 대한민국 구석구석 나만큼 아는 사람 없고

친구들 면면을  다 꿰고 있으니 어디 내 뫃아도 째이지 않는 독보적 마춤형 여행 전문가

 

이 나이에도 사람과 자연을 연결해주고

다들 나 때문에 자주 코에 바람 넣으니 난 친구들의 좋은 친구인 셈이지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 여행도 할만 하시지요?

이제 더 멀리 떠나실 날이 얼마 안 남았네요

오늘도 편안하세요 엄마 !

 

 

420일 토요일 천붕 37일째  소천 40일 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