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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49제

천붕 44일차 - 이기자 남해여행 2

 

 

 

 

오늘은 새벽에 친구들과 휴양림 전망대에 오르고 오전에 하동 최참판댁에 들렸다가

오후에는 지리산 청학동으로 갔네 엄마  !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도 인상 깊은 곳이야.

지리산은 내 생애 어머니 같은 산이었고 청학동 계곡은 엄마의 약손 이었어

3년 가까이 고생하던 허리 통증이 나은 것도 청학동 계곡에서 목욕하고 난 다음부터

였지 

 

철계단에서 다친 허리로 2년을 넘게 고생하다가  큰 맘먹고 산친구들의 지리산 산행길

에 합류했었네 .

백무동 한신계곡에서 세석에오르고 영신봉에서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

가다서 청학동으로  내려서는 9시간의  긴 산행길 이었네

2007 1 7일 계룡산에서 다치고 삼신봉에 오른 게 2009 9 13일이니 2 8개월

만이었지

 

산행 후반 삼신봉 인근에서 부터 허리 통중이 어김 없이 나타나  신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어려운 산행이었는데  청학동에서  엄청난 반전이 있었네
친구들과 거리가 많이 떨어졌지만 이왕 늦은 김에 나 홀로 청학동 계곡에서 알탕을 하고

포장도로를 내려는데 허리가 아프지 않은 거야ㆍ

참 이상타 .”  하면서 그 길을 걸어 내렸고 친구들과 즐거운 뒤풀이에 합류했지.

그 이후에 몇 일 동안도 허리가 편안해서 허리가 낫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그래서 그 다음주에는 그 여세를 몰아 지리산 종주 길에 올랐네.

허리 다치고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지리산 종주.

다소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어쩌면 어머니 산이 이제 내 허리의 통증을 낫게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

지금도 그 때의 상황이 기억이 나네 .

연하천 산장 이후에 허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13시간 걸려 도착한 장터목에서 허리가

시큰거렸지만 나는 자신감과 기쁨에 충만했었네

정확히 2 8개월 만에 지리산 종주를 다시 해 낸 거지

그 날 이후 난 잃어버린 거친 산과 자유를 되 찾았던 거야

지리산 종주 후 돌아오는 길에 지리산 신령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10번도 더 되뇌었네.

 

그 청학동 삼성궁으로 마눌과 친구들을 데리고 간 거야  

기적과 같은 힐링이 시작된 지리산  청학동 계곡에 머물던 어느 선사가 오랜 시간을

보내며 이룩한 비경
 

그 곳은 정말 대단한 곳이었네 엄마 !
한사람의 집념이 꽃피운 그 하늘 궁은 청학동의 신비와 잘 맞아 떨어지는 곳이었어

8000원의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찾고 있었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수입도 자꾸 커지니 계속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선순환이 지리산의 넉넉한 산세와 어우러져 더 좋은 관광지와  순례지로  만들어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네  

지자체와 국가의 자금까지 지원된다면 와국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 

한국의 대표  관광지로 손색이 없을 곳이야 .  

지난 겨울에도 여기 왔지만 15년 만에 추억의 삼신봉을 타느라 삼성궁에는 들르지

못해서 친구들의 사진으로만  잠깐 내부를 들여다 보았는데 생각보다 그 규모가

엄청나더군. 


두어 시간 걸어야 하는 그 길을 친구들 모두 힘들다 하지 않고 걸었네.
은비 엄마도 아픔을 참고 걸었으니 그 청학동의 영험한 치유의 힘이 아픈 발과 허리를

낫게  해 주면 좋겠네

인간만사 다 새옹지마야

세상을 잃어 버린 것 갔던 슬픔을 몰고 왔던 철계단 낙상사고

낫지 않은 채 더불어 살아야 할 거라고 생각했던 그 상처도 3년의 세월이 지나 그렇게

아물었지.

멈추지 않는 기관차처럼 산을 향해 돌진하던 젊은 날이었어

그 시절을 함께한 많은 친구들이 다리가 고장 나 이젠 거친 산에  오르지 못해도 오랫동안

아쉬움과 후회로 친구들을 바라보던 나는 아직 그 길 위에서 노래를 부르네.

신의 소맷부리에 감추어진 패를 우린 알지 못하네

그래서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야할 세상이지만 또한 너무 비장하거나 무겁지

않게 소풍 가듯 가볍게 살아야 할 세상이야

엄마의 소천이 내가 말씀 하시는 것 처럼 

 

엄마 돌아가셔도 엄마는 늘 내 마음에 계실 거네

내 기억이 훨훨 날아 가는 날까지 ...

엄마 난 잘 살 거네

지금 까지 그래 왔 듯이

수 많은 날 산을 오르면서 세상에 무수히 흔들리는 내 마음을 다 잡으며  내 신명과 내

장단에 맞추어 노래하고 춤추며 살아 왔듯이..

 

오늘도 편안 하세요..

 

2024 4 27일 토요일 천붕 44일 째  소천 47일 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