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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주월산- 박달산 ~ 괴산의 숨은 보석

 

 

 

 

주월산 박달산

 

조사장이 5월 산행을 애기하는데  빈 주말 이 첫 주 토요일 밖에 없다.

그냥 새벽 산행이나 다녀오고 모처럼 어머니 빈소를 찾아 준 선배들과 점심이나 할 까 했던 날이었다.

 

가시지요 뭐~~ ”

둘이가나 혼자가나 어짜피 갈 산이다.

조사장은 산행 후 술 한잔 치자고 한다.

 

망덕봉을 나 홀로 댕겨 왔으니 금수산을 갈까 했는데 근로자의 날에 대찬 산행을 했고

저녁 술자리를 감안하면 괴산 인근 산이 적당하다.

주월산과 박달산 연계산행을 고려 했는데 선답자 산행기를 보니 6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게다가 하산 길이 상당히 난코스로 기록되어 있다.

패스 ~~~

 

칠보산 옆댕이 보배산 가는 걸로 통발을 보냈다.

5시간 소요되는 코스

덕가산과 칠보산을 연계해서 환종주 하는 산행기가 몇 개 있을 뿐 보배산 단독 산행을 기록한

산행기가 별로 없다.

어렵게 한 개를 찾아 읽어 보니 능선길이 거칠고 하산 길은 희미한 등로에 발이 불편해서 어려운

산행으로 기록되어 있다.

 

일단 가야할 산행지로 조사장한테 보내고 나서 목요일 저녁에 지도와 코스를 세밀히 검토하다

보니 보배산은 오픈 되지 않은 비등이다.

흐미 ~ 일이 어렵게 되얐네

지난 번 남군자산처럼 만만치는 않다는 애기

다른 산행기도 마찬 가지 였다

능선의 풍광은 수려하지만 거칠고 하산 길은 길을 놓칠 우려도 많다.

여기도 시간 있을 때 나 혼자 댕겨와야 할 길이네

 

어쨌든 괴산 인근은 하도 빠대고 댕겨서 갈만한 산이 별로 없다.

주흘산이나 부봉 등 문경 쪽도 가능성 있는 구간이긴 한데 어쨌든 거리가  멀어지고 우리가

으레가는 청천 사우나와 방향이 다르다.

일단 거리상 좀 힘들어도 주월산과 박달산으로 조정하는 편이 낫겠다.

 

금요일 오전에 조사장이 득달 같이 전화가 왔다.

산행지를 검토하고 나서 비등임을 알고 어렵지 않겠냐고 전화 한 거다.

그렇지 않아도 좀 무리가 따를 것 같아 주월산과 박달산 연계산행으로 바꿀 참이었어요

 

우린 그렇게 새벽 6시에 문의에 있는 조사장 전원주택에서 만나 주월산 등정을 위해 괴산 IC

인근 간곡 마을회관으로 떠났다.

 

날은 무진장 좋다.

햇빛도 좋고 미세 먼지도 하나 없이 쾌청하다.

회관 앞에 차를 파킹하고 선답자 산행기에서 확인한 대로 앞 쪽 주월로를 따라 주월산

들러미로 갔다.

지난 번 망덕봉 산행 들머리 찾는데 하도 고생을 해서 걱정을 했는데 수월하게 찾았다.

 

주월산 가는 길

 

편안한 산 길이다.

산허리를 돌며 나선형으로 조성한 인공 산길이고 도로 변에 있는 산이라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올라가니 산세도 아기자기 하고 박달산이 건너다 보이는 조망도 좋다.

좋아유 !”

지난 망덕봉하고는 체급 비교가 안되지만 나름 특색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산이다.

산능성이는 그래도 근육질의 바위구간도 더러 있고 사위의 풍경도 후련하다.

때는 바야흐로 신록이 물결치는 5

산이 가장 아름다워 지는 때 인데다 암릉과 육산 길이 적절히 조화되고 익숙하지 않은 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변화가 눈을 즐겁게하니 그 길을 산보하듯 걸으면서 저절로 힐링이다..

 

조사장이 산나물이 많이 날 것 같은 산이라고 하는데 느릅재로 길게 이어지는 울창한 수림의

편안한 육산 길이 인상적이다.

조사장은 예전 산행 길에서 몇 번이나 더덕 냄새가 난다고 더덕 캐 주겠다고 주변을 훝곤

했는데 한 번도 캐지 못했다.

조사장도 나처럼 아는 산나물이 거의 없는데  벌판에서 적당히 융기한 산과 초목이 어울어진

싱그러운 숲이 어쩐지 그런 느낌을 갖게 한다. .

 

내려오는 길에 산을 오르시는 한 분을 만났다.

인사를 하고 여기 주월산 산나물이 많은가요?”하고 묻는데 .

딱딱한 대답이 돌아 온다.

지금 통제 기간 입니다. 산을 타시는 건 좋은데 숲 속으로 함부로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나는 속으로 인심이 참 야박타 했다.

외지인을 경계하는 마을주민의 함의로 유추하자면 우쨌든 산나물이 많이 난다는 얘기.

먼저 내려가 느릅재에서 기다리고 있는 조사장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 양반 산불감시인

이라고 한다.

차를 도로변에 파킹하고 올라가는 데 산불통제관 표시가 있다고 했다.

 

 

박달산 가는 길.

 

주월산 산행은 1시간 30분 가량 소요되었다.

6시간 걸렸다면 박달산이 4시간 30분 걸렸다는 얘기인데 아래서 올려다 보는 것 보다 산의

규모가 큰 모양이다.

 

느립재에서 산 길을 오르면 나무를 베어내어 관목과 풀이 자라고 있는 구릉지대를 만나게 된다.

조금씩 뜨거워 지는 햇빛을 가릴 수 없는 완만한 비탈의 구릉지대를 오르다 보면 임도를

만나고 그 임도 위로 정상 가는 산길이 연결된다.

주월산이 470 박달산이 825m

느릅재로 내려서서 다시 올라가는 산길이라 극복해야 하는 고도 차는 그리 녹록치 않다.

 

싱그러운 오월이었다.

봄의 향기를 실어내는 바람은 부드럽고  신록은 온 사방에서 눈부시게 물결친다.

감정 표현이 무딘 조사장이 꽃 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찬사를 쏟아 낸다.

시종 인적은 없고 사위는 고요하다

눈이 맑아지고

코가 뻥 뚫리는 황홀한 봄 길

우리는 봄철 보양 중이다.

피어나는 대지의 기운을 온 몸으로 받아 들여 내부의 음기를 몰아내고 거친 호흡과 땀으로

세속의 진폐를 배출한다.

 

오름 길 두 곳에 낡은 벤치가 설치 되어 있다.

등로는 잘 장비되어 있지 않고 낡아 부서져 가는 의자는 보수의 흔적이 없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산인 듯 하다.

벤취가 있고 개념도가 서 있는 쉼터도조사장은 지나쳐 올라 갔다.

조장사 오는 완죤 힘이 넘치네!”

박달산 정상은 1km 전방에 전위봉을 도열시키고 있다.

헬기장으로 만들어진 그 봉우리도 정비의 흔적은 없다.

괴산 35명산에 속하지만 산행 인구가 점점 줄어가니 지자체도 산행로 조성에 무관심 한 듯 하다.

정상에는 통신 탑이 있다.

 

조사장은 박달산 표석 옆에 앉아 여유롭게 뜨거운 물을 마시며 정상의 기쁨과 여유를 누리고

그 하늘 위에는 이름 모를 수 많은 날 곤충 들이 날고 있었다.

(조사장은 엄청나게 많은 땀을 흘리지만 한 여름에도 건강을 생각해서 뜨거운 물을 마신다.

근데 하산 주 두 잔은 꼭 쏘맥으로 하는데 목젖이 얼얼할 정도로 시아시된 맥주만 찾는다.

신념과 개성이 확고하다..)

 

오늘이 교미데이 이던지 아니면 날 곤충  전국 단홥대회라도 벌어지는 모양새다..

여기까지는 최상의 산행 코스 였다.

 

우리는  인증샷을 찍으며 휴식을 취하다가 하산의 길을 잡았다.

30여분 내려선 아랫 쪽 안부에서는 로프가 양 쪽 등산로에 길게 쳐져 있고 출입금지 표지판은

부서져 땅에 떨어져 있다..

더 멀리 돌아가는 전방 능선 길과 좌측 하산 길은 폐쇄되었다는 얘기.

여기 까지 와서 어떻게 하라구?

조사장은 우측 마을로 내려가자는데 그 길은 우리가 가야할 반대 방향이라 더 멀어진다.

시골이라 회귀 교통편을 구하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꺼림찍해하는 조사장을 채근하여 계곡 길로 내려 서다.

선답자가 얘기한 것처럼 길이 등로가 희미하고 발이 불편하다..

망덕봉 산행에서는 오르는 길이 아주  불친절하더니 이번 내림길은  박달산이 심통을 부린다.

박달총각 심사가 뒤틀어지기리도 한 듯 냉냉한 표정으로 돌변했다.

하여간 선답자의 리본이 간간히 있고 길의 흔적이 희미하긴 해도 끊어지지는 않았다.

길들이 험한 데다 주변 숲이 음습하고 굴곡이 많아 점심 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그래도

30~40분쯤 불편한 산길을 내려 12시가 좀 넘어 제법 평탄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아침을 새벽 5시에 먹고 집을 나섰으니 6시간 만이다.

오늘도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아 배가 많이 고팠다 

서로가 가져온 두유, ,떡 사과, 바나나,참외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조사장이 가지고 뜨거운 물로 믹스커피 까지 한 잔씩 마셨다.

내림 길이 좀 아쉽긴 해도 이 정도면 그래도 박달산  준수하네 !”

 

식사를 거의 끝낼 무렵에 한 쌍의 부부가 그 길로 내려왔다.

우리가 길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그들 또한 오는 길에 한 사람도 못 보았다면서 반가워 한다.

이 길이 맞기나 한 길이냐고 물으니 자기들도 초행인데 지도 보고 왔다고 하면서 이 길 말고는

길이 없는 것 같다고 한다.

“40대 후반이나 50대 초 반정도 되어 보이는데 참으로 대단한 부부다.”

 

식사를 하고 내러 가니 얼마 가지 않아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로 내려서니 거의 다 내려 온 생각이 드는데  아래를 내려다 보면 보이는 마을과 도로가

끼마득하다 .

우린 열심히 내려 왔지만 몇 백 미터 내려오지 못했고 갈 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거다..

 

생각없이 임도를 따라 걸었다.

완전 단추를  잘 못 끼웟다.

지도만 보고 선답자의 산행기를 자세히 읽어보지 못한 것도 실책이었다.

임도를 만나자 마자 그 곳에서 내려가는 길을 찾아야 했다.

거의 비등길이지만 아래로 내려가는 등로가 예전부터 먼저 있었을 거고 그 이후에 임도가

조성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임도 아래를 잘 살폈어야 하는데 우린 임도를 따라 너무 많이 걸었다.

아마도 이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주월산에서 느릅재로 하산하여 도로 건너편 박달산

등로로 따라 올라가다가 만났던 임도로 연결될 것이다.

그러면 간곡리 시작점에서 엄청 멀어져서 우린 도로를 많이 걸어서 회귀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쨋든 돌아가기는 어렵고 되도록 빨라 산허리를 휘돌아가는 임도에서 내림길을 찾아야 했다.

다행이 작은 팻말이 붙어 있는 방곡리 하산길이 나타났다.

경사는 급하지만 길의 형태는 뚜렷하고 나무 사이로 굵은 로프가 매어져 있다.

다행이다. 방곡리는 간곡리 위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낙엽이 쌓이고 잔돌들로 울퉁불퉁한 비탈진 산길은 위험해서 한 손으로는 로프를 잡으며

조심조심 내려서야 했다.

군데 군데 에서 길이 희미해지고 없어 졌지만 감각적으로 찾으면서 내려갔다.

표지판과 로프기 설치되어 있다는 건 어쨌든 마을 사람들이나 심마니들의 이동통로 일 것이다.

길은 확실히 있지만 통행이 많지 않으니 길의 흔적이 자꾸 희미해지는 것이다.

사람의 길이라기 보다는 맷돼지와 산짐승들의 길에 가까웠다.

 

몇 번을 가다가 멈춰서는 조사장에게 감각적으로 길을 찾아주며  내려 갔는데 아랫 쪽에서

길이 완전 사라졌다.

조사장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여기저기 찾다 보니 희미한등로는 내려오다가 우측으로 휘어 들어 간다.

한동안 잘 진행하다가 개울 가까이에서 다시 길을 잃어 버렸다.

다시 이리저리 헤메다가  길을 찾았는데  길은 산 위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한다.

위에서 내려오는 길은 비교적 길의 모습이 뚜렷한데 그 길은 우리가 임도에서 놓친 길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임도를 휘둘러 가다가 심나미 하산길을 만났고 그 길은 내려가면서 우측으로 휘어들어

원래의 하산길과 합류한 것이다.

좀 돌아 왔지만  정확한 하산 길을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오래지 않아 우리는 포장된 소로와 폐가를 만나고 그 길은 방곡리 들판으로 이어졌다.

가다가 밭을 매다가 마을로 내려가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미 간곡리 회관이 어디예요?”

하고 물으니 바로 저 아래라고 갤켜 준다.

우리 박달산 타고 내려오느라 고생했는데 이쪽에서 박달산 올라가는 길이 없어요 물으니

그 산은 올라가는 길이 없단다.

~ 동네 사시는 할머니가 그 정도면 이 쪽에서는 박달산 정상으로 올라가느 사람들이 아얘

없다는 애기다.

박달산 정상 까지는 최상의 산행이었고 하산 길에 좀 헤메긴 했지만 조사장도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어서 기억에 남을 산행이었다.

하여간 재미 있는 산행이었다.

늘 그렇듯이 나오면 즐겁고 봄은 더욱 그렇다.

우린 보람찬 하루 일과를 2시쯤 끝내고 즐겁고 뿌듯한 마음으로 괴산에 들러 사우나를 마치고

신탄진으로 귀향했다.

조사장 집에서 내 차로 신탄진 우리의 전용바 해물요리집 심식이 구이촌으로 가서 우럭무침과

붕장어 탕을 정말 맛 있게 먹고 술도 네 병 마셨다.

우럭무침과 붕장어탕의 양이 너무 많아서 공기밥도 먹지 못했는데 거친 산행을 하고도 체중은

더 불어났다.

 

산 행 일 : 202454일 토요일

산 행 지 : 괴산 주월산 박달산 연계산행

   : 간곡리 마을회관 주월산 느릅재-박달산 방곡리-간곡리 마을회관

경유지별 시간

07:25 : 출발

08:07 : 월산 정상

09:25 : 느릅재

10:01 : 박달산 1.6km 전방 쉼터

10:53 : 박달산 정상

13:15 : 하산

 

소요시간 : 5시간 50(식사 약 30)

   : 맑음

   : 조사장

 

 

202454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