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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동네 친구

 

 

 

 

산이 아름다워 계절

5월 말일 근무를 늦게 까지 하고 내려왔다

한밭토요 산우회와 같이 갈 수도 있는 날인데  산행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눌과 같이 갔던 금대봉가 검룡소 코스

봄에 가도 좋을 코스지만 강원도 길목에서 진치고 있는데 내려와서 다시 강원도를

몇 시간씩 오간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패싱!

이번 달 산행지는 마지막 주 순창 책여산 말고는 별로 땡기는 게 없다.

 

토요일은 늦잠 자고 편하게 집에서 보냈다.

마눌이 스미마생 집에서 따 온 완두콩도 까주고 , 점심도  생선구이 나가서 먹고

지나간 스파이 액션영화 제이슨 본도 리바이벌 감상했다.

늙기는 늙었나 보다 .

예전에는 본 영화는 절대 리바이벌 안 했는데  요즘은 다시 보아도 스토리 전개의

많은 부분이 끊겨서 일정부분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처럼 긴장과 스릴이 살아 난다.

본 시리스 영화가 그렇듯이 박진감과 몰입감이 대단한 영화다 .

 

일요일은 박전무님과 이두형부장을 만나기로 했다.

어머니 돌아 가셨을 때 박전무님과 배회장님은 많은 원로 선배들을 이끌고 조문을

와 주셨다.

그 날 김효식 감사님왈 베회장이 도영욱이 애사는 꼭 가봐야 한다고 닌리치는

통에 끌려 왔어 !” 하셨다.

 

나보다 10살쯤 더 많으신 분들

어쩌면 그 분들을 통해 나는 나의 미래를 미리 내다 본다.

 

모두들 다 돈에 관한한 아무 걱정 없는 대단한 재력가들이시다.,

ㅎㅎ 근데 나이 들면 살아 가는 방법은 다 거기서 거기다.

70이 넘어서면 딱히 돈 쓸 일이 없어진다.

공통점은 건강관리에 철저하시다는 거

건강 빼 놓고는 아무런 걱정이 없는 분들이라 일삼아 운동하고 취미활동 하시는게 낙이다.,

배회장님은 술 담그기가 취미인데 그 수준이 아마추어가 아니다.

배상면 도가에 견학도 가고 양조 기계를 직접 들여 놓고 자신의 술을 빚는데 덕분에

내가 많이 얻어 마셨다.

집으로 가져다 주실 뿐 아니라 두타산 가시는 길에는 문막 영업소 까지 들려 술을

전해 주시고 차 한잔 마실 새도 없이 훌쩍 떠나시기도 했다.

사모님과 전국 유명 휴양림에 숙소를 정하고 숲을 산책하거나 인근 관광과 지역 특산

먹거리를 즐기는 여유로운 여행을 자주 하신다.

지금도 누가 읽건 말건 매일 카톡 모임방에 글을 한 개 이상씩 공유하는데 다른 사람

들과 다르게 유익한 읽을 거리가 꽤 많다.

딸래미가 매일 보내 준다고 하시는데 글의 감동과 깊이가 남달라 시간이 될 때 몰아서

다 읽어본다

배회장님이 돈이 더 많겠지만 박전무님도 부동산이 많고 현금흐름도 빵빵해서 아마

써도 써도 매달 들어 오는 돈 다 못쓰실 거다.

벌써 76세시다. 

서예나 탁구 그리고 걷기가 취미의 전부이니 돈 쓸 일이 있나?

회사가 제안한 상임감사 직도 대우가 션찮다고 수락하지 않았다.

괜히 돈 몇 푼 안되는 거 가지고 신경만 쓰인다고….

ㅎㅎ 비교되는 인생이다.

푼 돈 벌이 하느라 문막 까지 가서 독수공방 객지생활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단 한 번 뿐인 내 인생이 낭비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월은 뒤돌아 보는 법이 없고  인생의 마지막 절벽 길은 기어서 내려가야 한다.

건강이 받혀 줄 때  버킷 리스트에 쌓아 둔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 여행을 떠나야

하는데 사람 욕심이 또 먼지….?

누가 바짓가랭이 잡고 늘어 지는가?

결국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 선택이다.

훨훨 자유롭게 날아다니기에는 걸리는 게 많은 인생 후반부다.

선배들과 같은 넉넉한 경제상황이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이젠 내게 다시 완전한

자유가 주어진다 해도 그 자유에 질식하지 않고 마음의 평화를 누릴 자신이 없기 때문

아닌가?.

가고 싶은 곳이야 넘쳐 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자유를 위해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운 

구속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버킹검 !

어영부영  내 인생의 봄날은 아깝게 흘려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사는 수 밖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충실히 살고 후회 없이 현재의 내 삶을 즐기는 것

내 인생이 미리 말라 비틀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면 후회나 아쉬움으로 내 삶에 개칠을

하지 말아야 한다..

 

박전무님께 늘 드리는 말씀 쓴 돈 까지가 자기 돈 입니다,”

그러면 하시는 말씀 그려 ! 살아 가는데 많은 돈 필요 없어 !”

친구들 만나 술 한잔 살 수 있을 정도면 되는 거야 …”

가진 자의 여유다.

어쨌든 돈 쓸 일이 별로 없어도, 또 나중에 다 두고 가더라도  그 돈이 마음의 평화와

여유를 가져다 준다.

 

 

총무관련 원로들 모임은 나중에 한 번 주선하기로 하고 박전무님과 별도의 점심

자리를 만들면서 이두형과 이훈호 팀장 송경택 까지 네 명을 초대했다.

이두형은 계열사 경리부장으로 재직하다 조기 퇴직했는데 뜻 밖에  조의금을 보냈다.

어머님 빈소를 찾아준 고마움에 대한 인사와 더불어 모처럼 얼굴 한 번 보고 싶어

만든 자리였다.

 

약속을 교통이 편리한 유성으로 하고 시간도 넉넉히 오후 한 시로 잡았다.

 

 

시간의 제약이 있는 오늘 같은 날에 난 오랜 동네친구를 만나러 간다..

멀리 떠나지 못하는 이런 날이나 되어야 동네친구 한테 만나자 통발을 하는데 친구는

서운해 하는 법이 없이 늘 반가운 얼굴로 맞아준다.

너무 친해서 함부로 대하니 탈이지만 어릴적부터 셀 수도 없는 날을 같이 어울리며

살아 온 오랜 친구..

한 때 그 친구를 원망하고 미워한 날도 많았지만 친구의 깊은 속을 헤아리지 못한 속 좁은

친구의 옹알이 였다.

애증이 세월이 지나고 나자 이젠 친구의 그 깊은 속내에 고개를 끄덕인다.

 

모처럼 신록이 울부짖는 계룡산 비등코스를 탈까 하다가 아서라 너무 빡센 금지구역 길

시간에 쫒기다 괜히 봉변 당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가장 무난한 코스를 선정하다.

천정골-큰배재-비등능선-삼불봉-자연성릉-관음봉-동학사  

계룡산의 가장 절경길이지만 너무 공식적인 코스라 변화를 주기 위해 삼불봉 가는 비등

길을 추가 했다.

그곳 풍경 좋은 곳에 내 비밀 아지트가 있다.

계룡산이 새로운 구도로 내려다 보이는 그 길에는 고사목과 멋진 아름들이 노송들이 어우

러지고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반듯한 전망 바위도 있는데 나 말고도 누군가 한 번 씩 다녀

가는 지 반듯한 돌 의자도 만들어져 있다.

이곳은 사람이 올 일이 없으니 나중 시간이 많이 남아도는 날에 능선 바람 길에 해먹을 걸고
책이나 한 권씩 읽고 가면 좋을 것 같은 곳.

오랜 전부터 했던 생각이지만 한 번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

언젠가 다시 그럴 수 있는 날이 돌아 올 것이다.

지금은 세상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갈 때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 삶의

자유는 다시 내 곁으로 돌아 온다.

그 때도 내 삶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쉽사리 세월의 바람에 낡아 가서는 안될 일이다.

 

 

계룡의 가슴은 심원하다.

사람들은 계룡의 진면목을 알지 못한다.

다만 무릉객은 알고 있다.

하루 종일 투명 창가의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아도 바람의 친구 외에 아무도 만난 수 없는 곳

여름날 무수한 사람들이 붐비는 계룡산 계곡 멋진 소에서 사람들의 눈에 뛰지 않고 호젓하게

알탕을 즐길 수 있는 곳

 

하여간 6시에 천장골을 출발해서 8시가 다 되어 비등능선  전망좋은 레스또랑에서 홀로 아침

식사를 했다.

사실 이렇게 혼자 노는 게 제일 편하다.

이렇게 심산의 가슴에서 도를 닦다가 속세로 내려가면 사우나와 뒤풀이까지 예약되어 있으니….

그래도 교류의 끈을 놓고 싶지 않는 사람들과는 계절이 바뀔 때나 아니면 반년에 한 번 정도라도

얼굴 한 번씩 보며 지난 얘기 나누는 것도 즐거운 일이고 사람 사는 재미기도 하다..

 

산행길 내내 공기는 맑고 바람은 너무 시원했다..

내가 수명을 늘려준다고 말하는 때이른 무더위 속을 불어가는 산길 옥바람 !

해는 벌써 높이 떠 있지만 아직 황금색 색조가 남아 있는 아침 길에 불어주는 청명한 바람의

감촉이 너무 좋다.

초록의 파도가 넘실대는 자연성릉의 아침 산책은 대둔산 수락능선 못지 않은 최상의 힐링이다.

 

계룡의 산길은 그 선택지가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가장 압권은 쌀개봉에서 황적능선으로 이어지는 금지 능선 산행이다.

동행을 할 만한 친구가 없는 그 비등 산행은 산수의 수려함과  난이도 측면에서 어느 산에 견주

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가장 좋은 점은  빼어난 풍광과 사람 구경 한 번 못하는 그 고요와 황홀한 고독이다.

5시간 코스와 7시간 코스 는 어떻게 선택해도 뻐근함 충만감을 느낄 수 있고 멀리 가지 못한

아쉬움을 해갈하고 남음이 있다.

 

젋은 날에는 병사골에서 장군봉을 올라 관음봉 까지 아우르고 말굽형 반대능선 까지 8시간

이면 주파했다.

요즘은 그 산행을 하면 10시간은 족히 걸리겠지만 노구에 무리가 많이 갈 것이다.

그 보폭 만큼 나는 세월에 낡아 갔다.

그 만큼 클릭 조정을 하면 된다.

그래서 5시간 혹은 7시간 코스로 줄여서 타는 것이다.

 

우야튼 새벽 산행의 계절이 돌아 왔다

태양이 뜨거워지고 바람이 출장 가지 전에 산을 휘돌아 내려옴으로써 명상과 사색을 훼손하지

않는 여유로운 틈새 산행

 

시종 싱그러운 풍경과 시원한 봄바람과 함께 가는 여정이라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길이었다.

계룡산 최고의 코스를 돌아 내리는 데는 4시간이 걸렸고 동학사에 들러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는 30분 더 걸렸다.

토탈 4시간 30분 ! 삼불봉 비등 능선으로 30분 시간이 초과된 셈이다..

나는 시간이 많이 남아 계곡 알탕을 포기하고 여유롭게 유성사우나에 11시에 도착했고 1시

30분 동안 갖은 여유를 부리며 사우나를 해 대다가 약속장소로 이동했던 것이다.

 

산 행 일 : 202462일 일요일

산 행 지 : 계룡산 자연성능

산행코스 : 천장골-큰배재-비등능선-삼불봉-관음봉-동학사-주차장

소요시간 : 4시간 30

   : 나홀로   

 

 

뒤풀이

후배들 보다 선배들에게 배울 것이 더 많다.

삶은 자기가 추는 춤

가는 사간을 아쉬워하지 마라

재미 없게 살지 말아라

인생 후반부 건강도 중요하지만 마음 공부가 더 중요하다.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마음에 휘둘리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