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

신안 천사섬 여행 2일차 - 1 (자은도)

 

 

자은도 관광

 

두봉 새벽산행

새벽 산에 올라 싱그러운 아침 공기를 마시며 새벽 바다를 내려다 보는 기분을 아는가?

그 멋과 맛을 어디에 비견할 수 있을까?

그 아름다운 새벽 앞에서 세상이 세뇌하는 소중한 것들이  모두 부질없어 진다.

 

백두대간에서 만난 수 많은 새벽들 그리고 산상에서 마주하는 감동의 새 아침

그것이 내 삶의 기쁨을 길어 올리는 마중물이 되고  더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열정을 풀무질 했다.

 

530분에 마눌을 깨우지 않고 슬그머니 일어나 주섬주섬 여장을 꾸리고 휴양림을

나섰는데 새벽 바람과 공기가 꽤 세차다.

네비를 찍고 두봉산 들머리 도명사로 간다.

등로가 암벽길이고 위험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두봉을 오르는 최단

거리 코스다.

세찬 바람탓인지 네비처녀 마저 지름길로 간다고 구불거리는 좁은 농로길로 안내하는

통에 혹여 새벽길 막다른 곳에서 오도 가도 못할까봐 마음을 졸였는데 한참을 헤메다가

포장도로에 접속했다.

 

도명사에 도착하자 어둠의 휘장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차질 없이 준비한다고 했는데 장갑을 가져오지 않았다.

~~

새벽바람이 차서 손이 너무 시리다.

아쉬운 대로 비상용 양말을 꺼내 손에 끼고 스틱은 챙기지 않았다.

가파른 암릉길에 짐이될까 싶어서……

 

깨어나지 않은 경내를 바라보며 오르는 길은 청명하고 고요하다.

방품림이 막아 주어 바람도 들이치지 않았다.

 

묵상하며 걷는 길 !

고도가 조금씩 높아 지면서 수림사이로 아침 해가 떠 오른다.

5시에만 나섰어도 정상 일출을 보았겠지만 낯선 섬에서 바위봉 중턱으로 얼굴을

내미는 아침해를 바라보는 것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세찬 바람은 광시곡이었다.

자은도의 바다와 태양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은 대자연이 내게만 펼쳐 보여준

내밀한 사랑이었다.

수많은 세월의 모퉁이를 돌아 비로소 오늘 이 시간 이 자리에 서서 다도해 보다 더

다도해 같은 바다위로 쏟아지는 황금빛 햇살을 바라본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여행을 계속하다 보면 대자연의 황홀경에 이르는

절륜한 순간은 늘 얘기치 않은 곳에서 그렇게 우연히 그리고 불현듯  찾아 온다.

내 삶의 여행길에서  받은 또 하나의 고마운 선물이었다..

기념 사진을 찍어줄 이 없으니 표석에 무릉객 옷을 입혀 사진을 남기고 이제 황금

빛으로 물드는 바다와 산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렇게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슬며시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길에서   해풍에  몸을 흔들며 웃고 있는. 

무수한 진달래들이 눈에 들어 왔다.

함께 누리는  봄이었다.

 

 

양산해변 산책

절에서 스님을 만나 합장으로 아침여행의 고마움을 표하고 숙소로 돌아와  바람부는

양산해변을 거닐었다.

드넓은 바다에는 몇몇의 여행객들이 멀리 물 빠진 해변 까지 나가 있다.

뮤지엄파크를 상징하듯 하얀 피아노가 놓여 있는 낭만적인 해변을 잠시 홀로 거닐다가

마눌에게도 보여줘야 할 풍경이라 숙소로 회귀하다.

 

뮤지엄파크 둘러보기

숙소에 돌아와 간편식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여장을 챙겨서 숙소를 나왔다.

햇빛은 떴지만 오늘도 꽃샘 추위가 만만치 않다.

마눌과 넓은 부지 에 조성된 뮤지엄 파크를 돌아 보았다.

신안에만 자생하는 새우란을 재배하고 있는 새우란 전시관과 야외 수석전시관을 둘러

보고 양산 해변을 걸었다.

 

싱그러운 2일차 자은도의 새 아침은 그렇게  열리고 우리는 다음 여정을 위해 분계

해변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