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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미래포럼- 성공을 위한 변화 (날리지큐브 김학훈사장)

 KT 연구소에서 근무중이었던 지난 1998년에만 해도 인터넷·e메일 등 IT기술이 초기 단계였다. 당시에는 영화 1편을 다운로드하기 위해선 반나절이 걸렸으며 e메일보다 편지를 쓰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다. 적어도 IT환경에서는 그렇다. 이제 우리는 인터넷 확산 단계를 뛰어넘어 세계 최대 인터넷 강국으로 불린다. 격세지감이 든다. 인터넷 포털의 순위 변화를 통해 우리나라 IT기술 발전을 점검해 보자.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포털 시장은 야후와 라이코스가 이름값을 앞세워 1,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국내 업체인 네이버와 다음이 이 시장을 장악했으며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또 여러 이유로 미국 업체들이 당분간 국산 포털을 추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국내 인터넷 포털 업체의 성공 요인은 뭘까. 바로 색다른 정보 제공이다. 국내와 외국 인터넷 포털 업체는 정보 제공 등 필수 요소는 거의 비슷하다.

실제로 특정 단어를 검색해 보면 비슷한 수의 글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포털 업체에는 하나가 더 있다. ‘지식 검색’이다. 물론 외국 업체도 지식 검색 코너가 있지만 그 범위와 수준은 국내 인터넷 포털에 못 미친다. 많은 네티즌이 국내 지식 검색 창을 더욱 많이 이용하면서 외국 업체와 국내 업체 간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야후 등 글로벌 1위 업체가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체면을 구기고 있는 것이다. 포털의 지식 검색 제공은 네티즌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매일 포털을 이용하는 사람과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의 정보력과 경쟁력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국내 인터넷 포털이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인터넷 포털은 이제 개인의 유흥 공간을 뛰어넘어 기업 업무 장소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은 임직원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으며, 내부 업무 콘텐츠를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공동의 장으로 ‘인터넷 포털’을 애용하고 있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국내 인터넷 포털이 중심이 됨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국내 인터넷 포털의 성공을 다른 일반 오프라인 기업에도 대입할 수 있다. 일선 기업은 그 업종이 제조업이든 유통업이든 국내에서 사업을 하려면 건물과 공장 등이 필요하고 시설·기계·자동화라인·생산품창고·재고처리·판매 같은 여러 고정시설을 갖춰야 한다. 영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생산효율과 비용에 대한 계획 및 집행을 해야 하며, 생산관리·인사·재무관리·ERP·6시그마·문서관리·전자결재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수없이 많다.

 이른바 ‘잘 나간다는’ 국내 기업들은 위에 열거한 요소를 갖추고 계속 개선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모든 기업이 노력하지만 분명 잘되는 기업과 안 되는 기업이 존재한다. 즉 1위와 2위 간에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이야기다.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1위 기업은 다른 기업이 가지지 못한 자신만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기업이 가진 제반 인프라에 이를 더욱 개선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를 갖췄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지식 검색으로 단숨에 1위 자리를 차지했듯이 말이다. 1위 업체의 신무기는 다양하다. 고객을 대하는 자세일 수도 있고, 제품의 완결성일 수도 있다.

 우리가 10년 만에 IT후진국에서 IT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1위 기업의 노하우 때문이다. 향후 우리나라가 10년, 아니 100년 이상 IT선진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자신만의 저력을 가진 1위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말고 발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1위를 차지하기도 어렵지만 이를 지키기가 더욱 힘들다는 것은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자명한 진리다. 네이버와 다음의 성공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 바란다.

 김학훈 날리지큐브 사장
khhkhh@kcub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