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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낯선 여인에게서 온 편지

출처 : 조선 이지연 블로그

 

낯선 여인에게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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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우연히 "일생의 필독서" 라는 마크가 되어 있어 구입해서 읽게 된 책인데

감동이 말 할 수 없었다.

 

스콧랜드의 유태인 소설가이며 심리학자 출신인 '스테판 즈위그'의 단편소설인데 그의 소설들은 한결같이

흥미진진하고 인간의 내면을 관통한 것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감탄과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일생의 필독서라는 말이 결코 어설프지가 않다.

독일 문화권에서 한때 베스트 셀러였던 이 소설은 전 세계의 수많은 언어로 번역이 되어졌고,

헐리우드에서는 1948 년, 알프레드 히치코크 감독이 영화로도 만들었다.

원제가 Letter from an unkown woman 인 이 책은 우리 나라에서는 현재 출간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소설가인 R은 어느날 한 통의 낯선 여인이 보내온 편지를 받게 된다.

무려 삼십장이나 되는 편지의 첫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당신, 단 한번도 나를 알아 본 적이 없는 당신

어제 나의 아들이 죽었습니다. 삼일동안 그 아이의 곁에서 죽음의 사신과 싸움을 벌이는 여린 생명을

옆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지요. ……

침대 모서리마다 촛불을 밝켜두고 있는 이 밤, 나는 움직일 수 없고 또한 침대 위를 바라 볼 수가 없습니다.

촛불이 흔들릴 적마다 그 그림자가 내 아들의 얼굴을 비추곤 하는 것이 마치 아직도 살아 있다는 착각이 들어

금방이라도 깨어날 것만 같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이 아이는 죽었습니다. ……

이제 이 세상에서 나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당신 뿐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아무 것도 알지 못 합니다.

당신은 여전히 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겁니다. 당신은 정말 아무 것도 모릅니다.

나의 생명 속에 이제 남은 건 당신 하나일뿐인데, 당신은 나를 알아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

나에게도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압니다. 나는 아마도 내 아이를 뛰따라 갈 것입니다       …………………

당신에게 이제 말씀을 드리지요. 내 평생에 단 한번, 이제 당신에게

나의 일생을 말할 것입니다. 나의 생은 언제나 당신의 것이였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나를 모릅니다……………….

나의 인생은 당신을 보게 된,그날부터 진정으로 시작 되어졌습니다. 열 세살이 되던 해,

당신은 나의 인생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그때 나는 이 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지금 내 생명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쓴 마지막 쓴 편지를 읽고계실 당신, 당신과 나는 그때 같은 층에 서로 마주 보고 살았습니다. 

……………… (생략)

 

나의 마지막 위안은 나는 당신을 한번도 괴롭힌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즐겁고 유쾌한 생활은 늘 그렇게 변함이 없었고, 나의 죽음 역시 당신에게

어떤 고통을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생각하면…… 사랑하는 당신, 이 사실들이 내게 위안을 주는군요. 

그러나 누가 이제 누가 당신의 생일마다 하얀색 장미를 보낼수 있을까요?

당신에게 마지막 부탁이 있습니다. 나를 위해서 이 일만은 해 주세요. 매년 생일이 돌아오면 ,

누구나가 생각하는 자신 만의 특별한 날이 돌아오거든, 장미를 사다 꽃 병에 꽂으세요.

당신을 평생토록 사랑하다 죽은 여인을 위해 그 정도 쯤은 해 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당신 만을 믿어왔습니다. 당신 만을 사랑합니다.

오로지 당신에게서만 살아 있는 존재이고 싶습니다. 일 년에 오로지 그 날 만은 살아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사랑하는 당신, 이것은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최초의 부탁이고 마지막 부탁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당신이여 그럼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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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두 손을 떨면서 편지를 내려 놓았다.

오래동안 생각에 빠져, 어렴풋이 이웃 집에 살던 소녀를 기억해 내었고,

또 나이트 클럽에서 만난 여인을 기억해 내었지만 너무도 모호한 기억들이였다.

………… 처음으로 자신의 생일 날 비어져 있는 꽃 병을 바라보았다.

그는 갑자기 헛 것을 본듯 깜짝 놀랐는데, 마치 보이지 않는 문 하나가 열리더니, 차가운 공기가 다른 세상으로부터 조용한 자신의 방으로 불어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죽음을 느꼈고, 온전하지 못 한 사랑을 느꼈으며 온갖 감회가 그의 머리와 마음으로 밀려 들었다.

                                                                                                            -   Jeannie 譯 -

           

여인의 편지 내용이 소설의 근간이다.

이미 죽어간 아들은 바로 그녀가 평생을 사랑해 온 남자 사이에 낳은 아이지만

남자는 그것을 전혀 모른다. 그에게 여자들은 늘 일회용품이였기 때문이다.

열 세살 사춘기 시절 앞 집의 중년 남자에게 반해 평생을 그의 주변에서 맴도는 이 여인은 막상 그

와 몇 번의 사랑을 나누기도 하지만 사실 남자는 매번 그녀를 기억하지 못 한다.

늘 언제나 새로 만난 여자이거니,,,, 하는 것이다.

처음 만나서 사랑을 나눈 그 이튿날, 남자는 여자에게 러시아로 여행을 다녀올 테니 기달려 달라고 한다.

여자는 기다리지만, 평생을 다 바쳐 기다리고, 그 사이에 아이도 낳으며 또 다른 신분으로 변신하여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만 그는 그런 약속 쯤은 새까맣게 잊어 버리고 말았다.

내가 언제 그 여인을 만났던가,,,, 라는 식으로.

 

자신이 사생아로 낳은 아이를 위하여, 결혼을 해 귀부인이 된 여인은 다시 우연히 마주친 남자의

유혹을 못 이겨 그를 또 따라간다.

그래도 그는 그녀가 누구인지를 모른채, 매번 처음 만나는 여인들에게 하는 그 달콤한 맨트는 똑같다.

그 절망에 가슴이 무너졌을 것이다.

 

사랑을 너무 가볍게 사랑하는 남자도,그것이 천성일 것이니 이해가 가고

사랑에 온 순정을 거는 여자도,그것 또한 천성일것이니 이해가 가고….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사랑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를 받게 되어 있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 I who have nothing (Rene Froger)를 들으면서....

누구, 음악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사이트 하나 가르쳐 주심 감사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