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머슴아 같이 다듬어 지지 않은 거칠고 투박함
영동과 상주 일원을 굽어 보는 그 당당한 여장부의 위세와
세속에 점염되지 않은 순수
백화는 애틋한 그리움의 여운 없이도 언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나의 숨겨진 여인으로
남았다.
뭇 여인들의 화려한 유혹에 빠져
수 많은 시간을 먼 그리움을 찾아 떠돌던 탕아는 언제나 봄이 떠나 가는 날쯤에 백화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진달래의 수줍은 미소 대신
천연덕스러운 철쭉의 당당한 웃음으로 해후를 기다리는 잊었던 여인…
올해는 백화를 만나지 못했다.
5월1일 노동절이면 혼자 조용히 찾아가던 그녀를 기다림 속에 남기어 두고 마눌과 예산
벤쳐박람회에 다녀왔었다.
백화의 질투 인지도 몰랐다.
귀연의 한해 졀산을 백화산에서 마무리 함으로 나는 다시 연초록의 화사한
미소를 띤 그녀를 떠올리며 지난 추억을 더듬어 간다.
5월 1일 봄날이면 거의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거친 산길에서 만나는 황홀한 고독과 그 고요한 평화는 언제나 내 가슴에
향기와 여운을 남겼다.
버스에서 내리자 냉기가 엄습해 온다.
긴긴 날 눈물과 한숨으로 기다리다 버선발로 뛰쳐나오는 가녀린 여인의
모습이 아니라 아얘 바람 핀 남정네를 몰골을 내려는 작심한 서슬로…
당당함과 담대함은 여장부의 카리스마였다.
순종적인 여자보다 튕기고 통제하기 어려운 여자가 더 매력이 있다고
했던가?
토라진 백화와 함께한 하루는 다시 꿈처럼 흘러 갔다.
거친 암릉이 날카롭고 잔설이 미끄러운 길 위에서 마주한 혹독한 칼바람이
오히려 후련했다..
그녀의 격정과 화난 표정 뒤에 감추어진 깊은 사랑 그리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과의 동행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귀연이란 이름으로 함께하는 살가운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
더불어 가는 여행길에서 언제나 즐거웠고 살아가는 날의 기쁨과 감동을
배낭에 담으며 행복했다.
산행일 :2006년 12월 24일
산행지 : 백화산
동 행 : 귀연산우회 24명
08:15 : 반야사 주차장 출발
09:05 : 능선
09:49 : 주행봉
12:23 : 포성봉
종산제 약 1시간
14:03 : 금돌산성
15:18 : 보현사
15:24 : 도로
한해의 거친 길을 무탈히 지켜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늘 겸허한 마음을 잃지 않고 자연 속에서 삶의 기쁨과 감동을
찾아가겠습니다.
늘 어리석음을 깨워 주시고 가는 길을 인도하소서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늘 충만한 기쁨과 행복 속에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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