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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2월, 3월 그리고 흐린 날의 욕지도

 

지리산 이야기  -  2월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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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도시에서 이방인처럼 어정쩡하게 배회하던 난.

늦은 눈이 내리자 갑자기 지리산이 그리워졌습니다..

세월에 쫓기던 2월의 어느 날 불현듯 이 겨울이 떠나고 있음에 가슴이 뭉클해옵니다..

그 많은 시간을 이러 저런 이유로 흘러 보내고 나서

진군하던 겨울이 퇴각의 나팔을 불고 나서야 1 1일 덕유산 이후 제대로 된 눈밭을 걸어보지도

못한 채 잃어버릴 겨울이 너무 아쉬워 졌습니다.

 

무릎까지 빠지는 눈밭을 걷지도 못하고 .

마른 가지에 흰 눈을 가득 걸고 아이처럼 기뻐하는 나무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내 호흡이 하얀 서리로 빙결되는 차가운 대기와 거친 밤 늑대의 울음처럼 고독한 설산의 바람소

릴 듣지도 못한 채 겨울을 보내야 하는 안타까움 입니다.

 

장터목 산장을 예약을 하고 지리산으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건 마치 지리 산신령의 부르심 같았습니다.

구례행 새벽열차를 타고 노고단으로  올라 장터목에서 하루를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천왕봉 일출을 보고 백무동으로 하산을 해야지요

가슴이 울리던  숱한 날을 보냈던 지리산 주능선 이지만

겨울의 지리산 종주는 한번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 길이 멀고 힘들 것이란 생각보다 눈덮힌 능선을 걸어가면 가슴이 후련해질 것 같았습니다.

걸어가는 것 만으로 맑고 고요한 기쁨으로 정제되던 세상의 고뇌와 심상의 어지러움들

다시 지리산의 마법에 빠져들고 싶어지는 답답한 2월 입니다.

 

구례행 새벽 1 50분 열차를 기다렸습니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결국 열차는 타지 못했습니다.

잠자지 못하고 걸어야 할 시간과 불면으로 대해야 할 지리산의 겨울이 두려웠습니다.

어쩌면 찾지 못한 마음의 평화가 더 두려워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늘 기쁨을 안고 떠나던 설레이던 여행길이 혼란과 답답함으로 가득해 발 길과 마음이 제 스스로

무거워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리저리 생각이 많아지는 걸 보면 늙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두운 새벽길을 홀로  떠났습니다.

종주를 포기하고 백무동에서 한신계곡을 올라 세석을 거쳐  장터목으로 가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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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계곡

간신히 어둠이 걷히는 아무도 없는 한신계곡을 혼자 올라갑니다.

몇 일전 큰눈이 내린 것치고 생각보다 눈은 많지 않았습니다.

 

눈덮힌 적막한 계곡을 홀로 오르는 길

날 선 차가운 공기가 계곡의 푸른 새벽을 흔들고 전율처럼 다가오는 심산의 침묵과 고독이

역설적인 충만함과 무한한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살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무채색 공간에서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렇게 고요한 날은 처음 만났습니다.

물소리조차 얼음장 밑으로 숨죽여 흐르고

난 비로소 스스로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세상에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바뀐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제 마음 이었습니다.

마음으로 되뇌었던 말

‘이 또한 지나 가리라”

어느 인생의 길목에서 그 말을 떠올린 것은 정작 세상의 힘겨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어리석은

주문이었습니다..

우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온 날이 얼마인데 삶에 대해서 무엇을 더 공부하고 알아야 하는 건지

소중하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지나 온 시간보다 지금이 더 중요하고 아직 늙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오늘이 더 소중합니다.

마음의 따뜻함을 잃지 않아야 얼어붙은 계곡 길에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건데

겨울 날처럼  마음은 제 스스로 찬바람을 낼 뿐이었습니디.

빙설로 덮힌 계곡의 시린 풍경은 그 봄의 경이와 여름의 전설을 기억하고 있기에 더 아름다운 것

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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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라는 한 마리 새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찰스 디킨스가 쓴 …..

 

희망의 한마리 새

                                 찰스 디킨스

희망의 한 마리 새

영혼 위에 걸터 앉아

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며

그칠 줄을 모른다.

모진 바람 속에서 더욱 달콤한 소리

아무리 심한 폭풍도

많은 이의 가슴 따뜻이 보듬는

그 작은 새의 노래를

멈추지 못하리

나는 그 작은 새의 노래를

아주 추운 땅에서도

아주 낮은 바다에서도 들었다.

허나 아무리 절박해도

그건 내게 빵 한 조각을 청하지 않았다.

 

푸쉬킨의 이란 시처럼

가슴에 울림이 있어 좋아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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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이 무수한 생명이 살아 있음을 이미 알고 있듯이 난 살아 있습니다.

머지 않아 그들이 깨어날 것을 알고 있기에 저 역시 깨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느끼는 세월의 아픔은 살아 있다는 증거일 뿐이었습니다.

바보처럼 증거인멸을 위해 고뇌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냥 배낭 하나 메고 나서면 살아감이 좀더 가볍고 담담해 집니다.

자연처럼 스스로 그렇게 됩니다.

 

산과 자연과 사람들 그리고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동경을 아직 잃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 조용함이 좋다고 하지만 다음 달 물가에 버들강아지에서 피어나는 봄과 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면 벅찬 가슴엔 다시 감사와 기쁨으로 넘쳐날 것입니다.

여름도 좋고 가을도 좋고

언제나 떠날 구실을 찾는 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의 유혹이 아니라 늙지 않은 마음 때문 입니다.

젊은이의 열정과 대 자연의 치유와 교훈을 잊지 않는 작은 마음입니다.

 

혼자의 여행길이 동반하는 황홀한 고독은 가끔 내 고뇌에 훌륭한 대답을 주었습니다.

차가운 계곡을 혼자 걸어 오르는 것 만으로 자연의 섭리와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석능선에 다달았을 때 내려오는 7명의 산님을 만났습니다.

산불 통제기간이라  주 능선이 모두 통제되었고 한신계곡도 통제 구간이라 합니다.

단속에 걸려 7명중에 3명이나 벌금 스티커를 발부 받고 내려오는 길이라며 투덜거립니다.

나의 갈망은 앞뒤 생각 없이 바보스러웠습니다.

나의 겨울 지리산 종주란 새벽열차로 불면의 밤을 가로지르려 했던 무분별한 감상과 객기일

뿐이었습니다.

난 그 50만원이 아까워 눈덮힌 한신계곡의 인생강의를 들은 것만으로 만족하고 조용히 지리산

여행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부봉 이야기 - 3월의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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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뒷꼬리를 감추지 않으려는 지리한 겨울에 권태를 느낍니다.

마음의 간사함입니다.

그리워 마지 않던 그 설산의 고독이 언제였냐는 듯이 난 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나른한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애정이 식고 나서 온통 도시를 우울하고 칙칙하게 하는 겨울이 보기 싫어졌습니다.

3월은 잔인했습니다.

흐린 하늘에서 늘 무언가 내리고 햇살의 눈부심이 채워야 할 세상은 여전히 춥고 어두웠습니다.

기다리던 봄의 여인은3월의 꽃샘추위와 비와 눈에 끝내 길을 나서지 못했습니다.

늘 초조함과 답답함을 못 견뎌 하며 도시의 주변을 서성이던 기다림.

학처럼 목이 긴 기다림은 제풀에 지쳐서 떠나고 말았습니다.

 

산 친구들과 괴산으로 갔습니다.

혹시 기다리던 그녀가 그곳에 먼저 와 있지 않을까?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그 곳

소란에서 벗어나 대자연의 경건한 고요와 명상이 머물 수 있는 그곳에서도 

먼 발치에서 조차 잊지 못할 여인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아쉬운 삼월이 떠나려 하는데 우린 다시 치명적인 계절의 유혹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겨울은 차가운 입술과 뜨거운 가슴의 여인으로 다시 다가왔습니다.

나의 젊은 날

땀과 열정으로 길을 내며 가득한 기쁨을 밟으며 걷던 그 길 

마패봉과 부봉의 능선에서 다시 돌아온 옛 여인과 정열적인 마지막 탱고를 추었습니다.

 

이젠 정말 그녀를 보내야 합니다.

사랑은 움직인다는 말처럼

벌써 3월이고 이미 마음은 돌아섰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다시 그녀가 그리워 질 겁니다.

거침없이 흐르는 순백의 능선과 표효하는 고원의 바람

그리고 그곳에 남겨 놓은 그리움과 아름다운 시간들

 

우린 부봉의 봉우리에서 이쉬운 이별을 고했습니다.

나의 외로운 날을 달래주던 그녀는 그렇게 내 곁을 조용히 떠나갔습니다.

부봉 내려오는 길에 봄이란 이름의 여인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4 11 일 욕지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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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욕지도 이야기 - 4월의 흐린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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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1일 일요일   귀연팀들과 .....

 

 

통영에 갔습니다.

봄의 여인을 만나러

햇빛이 가끔 구름 밖으로 나오고 바닷바람은 차지 않았습니다..

 

 

욕지도로 가는 길

귀연하는 가벼운 발걸음에 버스는 필요가 없었지요

다른 산악회들은 배에 버스를 싣고 우린 봄으로 가는 배에

몸만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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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어서 오시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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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할 양식까정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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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따라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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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난 더 가면 돼요

 

배가 고동을 울리고 삼덕항을 떠나고 나서 우린 갑판 위에서 몇 잔의 술을 마셨습니다.

술이 아주 마시고 싶다기 보다

모처럼의 바다와 항구의 자유로운 공기가

날씨처럼 차분해진 마음을 들뜨게 했습니다..

 

배는 푸른 물위에 흰 물보라를 남기며 섬으로 달리고

차갑지 않은 봄바람은 가볍게 뱃전에 나부낍니다.

 

갈매기들은 끼룩거리며 따라오고

난 갑판을 갈짓자로 걸어 갑니다.

술에 취했거니….

몇 잔의 술에 기꺼이 취했거니

하지만 내가 취한 건 술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취한 건

하늘과 바다와 바람과 시

그리고 오랜만의 자유와 바다에 떠도는 봄의 향기

 

나를 흔드는 건

바다를 불어가는 바람

뱃전을 때리는 파도

수줍은 봄과 歸然의 구실로 나누어 마신 한잔 술

난 자꾸만 갑판 위에서 비틀거렸습니다.

 

회색 빛 감도는 조금은 쓸쓸한 바다 위에서

봄이 전하는 사랑과 파도의 노래를 듣습니다.

바다와 봄이 어울리는 아름다운 화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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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산행

떠나고 싶은 계절이 조금은 늦었습니다..

봄바람에 엉덩이가 실룩거리고 가슴이 벌렁거려

잿빛 둥지에 그저 머물 수가 없었습니다.

 

귀연의 길에는 늘 비가 많았습니다.

백두대간 위에서도 지리산에서도 ….

지난번 제주도에서도 누군가 비를 불렀습니다.

그래서 걱정스러웠습니다.

40명 넘는 산 친구들이 초대에 응했고

연일 계속되는 스산한 날씨와 잔뜩 겁주는 일기예보에도 그들은 한 명도 여행길을 취소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아직도 귀연에서 비를 부르는 그 누군가를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긴 했었지요

용을 때려죽인 소사 이야기

조상 중에 용을 때려잡은 소사가 있는 집안의 아이가 소풍을 갈 때마다 비가 온다고

오늘 만일 비가 온다면 그 성장한 아이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린 다시 우울한 봄을 만나게 될 겁니다.

 

오늘의 섬은 절묘한 절충 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일출을 보러 작정을 하고 지리산으로 떠난 날에 한 번도 일출을 보지 못한 날이 없듯이

섬으로 간 날에도 화창한 날을 아닌 날이 없었습니다.

지난번 제주도에 갔었던 누군가가 비를 부르고 저나 봄을 사랑하는 그 누군가가 그 비를 흐린 날씨로 막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욕지 산신령님과 남해 용왕님의 바둑내기 결과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우리 버스인 듯 우린 마을버스를 타고 산행 들머리 야포로 떠났습니다.

 

들머리 한 그루 벛나무가 봄을 피워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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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봄에 떠 있는 그림 같은 섬을 그리워했습니다.

남국의 먼 바다에서 긴 겨울을 보내고 해사한 꽃의 웃음으로 남도의 섬에 오르는 아름다운 그녀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흐린 날의 화폭에 그리는 담묵의 수채화 보다는

화창한 봄날

피어나는 대지 위에서 나비처럼 경쾌하게 봄의 왈츠를 추고 싶었습니다.

 

가파른 길을 올라 일출봉에 오르자 포구와 바다가 한 눈에 둥실 떠오릅니다.

섬에서 바라보는 포구와 바다의 평화가 조용히 가슴을 차고 오릅니다.

결이 차지 않은 바람이 등과 이마의 담을 닦아주고

약간 슬픈 표정의 바다와 하늘은 긴 여행에 지친 봄의 머리맡에 앉아 작은 섬의 오랜 기다림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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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조용한 섬 길을 걸으며 세상 밖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차분히 가라 앉은 채 드넓게 맞닿아 있는 하늘과 바다를 바라 보며 걸어 가는 길

포구의 소란이 사라지고 나서 고요한 산길을 흔드는 적막이

머리와 가슴에 남아 있던 근원 모를 분노와 욕심 따위를 사라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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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비로소 비워낸 마음의 한 구석

그 하얀 여백 위에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 속에서 바람은 맑고 투명하고

물빛은 푸르름을 되찾았습니다.

포구는 다시 아름다운 색으로 채색되고

우리는 아직 미열에서 깨어나지 않은 봄의 작은 미소로도 종달새처럼 즐거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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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길

해풍에 벼린 웅장한 바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 위에서

피어나는 대지의 약동하는 기운이 빈 가슴을 살아가는 날의 기쁨으로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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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님의 시 한 수 생각납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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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봉

능선 위의 이정표 없던 봉우리가 대기봉인데 저는 대기봉이 좌측으로 더 가서 있는 바위 봉우리인줄 알았습니다.

지도에도 나와 있었는데 그 곳은 마당바위였습니다.

욕지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던 그 곳

개념도를 설명할 때 좌측으로 5~10분 더 가서 대기봉의 풍광을 꼭 보시라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걷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섬의 윤곽이 뚜렷하고 뒤로는 우리가 걷지 않은 섬의 모습 까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상상보다 더 멋진

바다와 봄이 그린 아름다운 섬을 손바닥처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에 봄과 바다가 가득하고 

그 길을 걸어가는 것 만으로 봄의 희망과 다도해의 평화가 조용히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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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우린 한 마리 새가 됩니다.

지난 밤의 답답한 어둠과 불멸의 고뇌를 잊고 멋지게 날아올라 세상을 내려다보는 새 

스스로에게 무한한 애정과 사랑을 느끼며 봄이 실어내는 섬의 평화를 노래하는 늘 즐거운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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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는 풍경이 기쁨이고 행복이었습니다.

상반된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늘과 바다

소란과 적막

채움과 비움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러합니다.

시작과 끝

기쁨과 슬픔

오늘과 내일

삶과 죽음이 모두 등을 맞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장구한 세월처럼 느끼는 우리 인생이란 얼마나 짧은 것인지

묵묵히 앞으로 가기만 하는 세월은 수 많은 것들을 변하게 하지만    

늘 한결 같은 대자연과 그 침묵이 전하는 웅장한 메시지는

살아감을 다시 돌아 보게 합니다.  

내게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한 수년과

내가 살아오고 또 살아가야 할 인생이란 것이

짧은 봄을 보내야 하는 나비의 아쉬운 날갯짓 입니다.   

어쩌면 그 기억으로 다시 오지 않아서 아름다운 세상 입니다.

갈수록 소중해지는 세월들이라 더 아름다운 시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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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에서 만난 이채로운 봄

그 풍경이 세월에 다시 흐릿해져도 남아 있을 아름다운 추억들이

더 먼 곳의 꿈을 꾸게 하고 세상에 마음을 잃지 않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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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스스로 마음에서 울립니다.

그 울림조차 무시하면서 살아갈 강한(?)의지가 제겐 없습니다.

그 여인 앞에서 늘 흔들리고 안달하는 나를 봅니다.

절대 배반하지 않는 여인  

그 여인의 미소가  내게 기쁨과 감동을 주지 못하는 날을 알지 못합니다.  

 

결국 잃어버리지 않아야 할 건 마음 하나 일 뿐인데

가끔은 너무 쉽게 세상에 내어주고 힘들어 합니다.

그래도 다행 입니다.

그 소중한 가슴을 지켜주는 것들이 많이 있어서

산 친구들 , , 섬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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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봄빛이 아쉬웠던 날의 그림 같은 섬 여행길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돌아와 바람부는 선착장에서 아무렇게나 막썰은 회와 하얀 소주 앞에 놓고 마주 앉은 시간도

그렇게 살가웠지요.

훌쩍 떠난 것 만으로 많은 것을 누린 날입니다.

답답한 겨울이 아직 머무는 회색도시를 떠나 와 코에 봄바람을 넣고

산과 바다를 사랑하는 동색의 사람들을 만나고

아름다운 바다와 섬 그리고 잃어버린 자신을 만나고

세상에 상처받지 않고 여전히 봄과 낭만을 사랑하는 멋진 당신을 확인 했지요.

아침과 봄에 기꺼이 공명하는 늙지 않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봄 그리고 봄을 사랑하는 당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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