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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계족산의 만추

 

 

 

 

1년 주기 회사 동기모임

이렿게 귀한 모임도 있다.

우리가 만난 다는 건 또 1년이 바람처럼 흘러갔다는 의미 .

봉주는 제주도 여행중이고
명호는 건강이 좋지 않아 나오지 못했다ㆍ
"
명호야 그 많은 돈 일부라도 쓸라면 건강해야지"

이친구들이 객지의 나를 생각해서 저녁7시에 모임을 잡아 놓고 6시도
안 되어 다 모였다 ㆍ
동욱이는 비행기로 날아와 참석하고 모임이 끝나고 대구로 내려갔다ㆍ

불참 2
고명호 : 이엔티오너겸 대표
김봉주 : 전 우성사료 재무이사, 사외이사 

참석 4
김동훈 : )밀텍 대표
구자룡 : )과학기술 분석센터 대표
정창식 : )유정티엠알 전무이사

전동욱 : 제주도 농장 관리장, 동기반장
도영욱 : )우성사료 경원영업소 소장
   
이게 지금으로부터 39년전에 우성사료에 같이 입사한 공채 11기 동기들의 프로필이다 ㆍ
현직 캐리어가 무색한 퇴역 할배들의 짱짱한 노익장이다ㆍ
고마해라 ! 마이 무것다 아이가!”

나만  빼고 아직도 쟁쟁한 쟤네들 이제 보내 버려야 후배들이 크는 건데

기분 좋게 소주 한병과 삼합 한 접시를 먹었다ㆍ
오랫만에 먹는 홍탁이 입에 쩍쩍 달라붙었다 ㆍ
비주얼도 그렇거니와 깊이 삭훈 홍어애와 홍어탕의 강렬한 쏘는 맛은 일품이었다ㆍ

그 옛날 월출산행을 마치고 조사장과 나주에서 제대로 된 홍어코스요리를 먹으면서

홍어는 소주와 먹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홍어 삼합이 막걸리와 어울림으로 홍탁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계속해서 나오는 제대로된

홍어 명가의 코스요리를 막걸리와 함께 소화한다는 건 불가능하고 비경제적이다.


우리는 거품을 물며 모지리 윤석렬을 씹어대며 또 지난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순배를

돌렸고 2차로 구자룡 단골 라이브바에가서 과일 안주와 맥주를 앞에 놓고 노래까지 한 곡씩

부르고 밤이 이슥해서야 헤어졌다ㆍ

봉주와 자룡은 같은 OB모임이 있어서 지주 보지만 나머지 친구들은 1년만이다ㆍ
명호는 지난 번에 장시간 통화를 하긴 했지만 1년을 건너 뛰는셈인데 다음에 날 잡아 식사라도
한번 해야 겠다ㆍ
우리 기쁜 젊은 날을 함께한 친구인데 1년에 한 번 밥이라도 먹어야지.

건강상 술은 못 먹지만 친구들 만나면 밥과 술은 도맡아 사는 친구ㆍㆍ
회사 있을 때는 자주 점심때 만나 같이 식사하곤 했는데 내가 퇴직하고 대전에서 재취업하고

하고 나서는 평일에 내가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다 ㆍ

현직을 살아가면서 우린 내일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별로 바쁜 것도 없으면서 늘 바쁘다는 말로 만남을 뒤로 미루지만  막상 기다리던 은퇴를 맞으면

오히려 더 만나기 힘들어 진다.

이 땅의 은퇴자의 삶은 그리 목가적이거나 호락화락 하지 않다.   
대한민국 은퇴자의 넘치는 자유는 인생 2막 재취업의 커튼을 올리는 순간 철저히 유린된다.

 

 

 


계족산행
5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ㆍ

조사장과 4개월 만의 해후다ㆍ
제반 여건을 감안하여 계족산에서 워밍업하고 술 한잔 치기로 약속 했었다.

출정일 아침 시간 일정을 협의하면서 하면서 이러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술 얘기가 나왔다.

연말이라 술자리가 많은 조사장은 지난 주 골프친구들과 2차에 발동이 걸려 3차 까지 갔는데

마지막 단골 주점에서 양주를 마셔대는 바람에 필름이 끊어져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사업을 하니 술자리가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몸을 끔찍히 생각하는 조사장이라 웬만한 술자리는

몸을 사리는 편인데 두주불사로 이성을 잃을 정도 였으니 그 날 아주 제대로 기분이 좋았던 거다.

원래 먹성도 좋고 타고난 건강 체질이라 나하고 산행하고 나서 한 잔 할 때도 소주 세 병 정도는

기분 좋게 마실 정도로 술 빨도 쎈 편인데 막걸리,소주, 양주의 짬뽕 코스가 결정타가 된 모양이다.

조사장의 과음 후유증은 극심한 자책과 후회였다.

저 증상이면 두 어 주 정도는 술 코빼기도 보기 싫어질 것이다.

내일 나 역시 동기들과의 모임의 술자리가 예정되어 있으니 술을 다음을 기약하기로 일정을

선회했다ㆍ

아침 바람은 차가웠다ㆍ
마음이 더 추워지는 아침이 아닌가 ?

반가운 악수를 나누고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마시며 임도를 따라 올라 수해로 페쇄한 산길로
산성에 올랐다

산성의 아침 풍경은 고즈녁하고 청명했다ㆍ
아쉬운 건  수해 보수공사가 늦어진 데다가 이번 여름에도 수해로 허물어 진 곳이 있어
출입금지구역이 더 늘어 났다는 거ㆍ
금줄이 쳐졌다고 못 갈 우리가 아니지만 훼손된 모습과 막아놓은 철제 차단벽이 흉물스럽다ㆍ

떠오르는 아침 해와 파란 하늘이 조화로운 새벽의 한 켠에서 비박을 한 젊은이들은 싸늘한

공기 속에서 잠자리를 걷어내고 임도 위에는 아직  헤어질 결심을 하지 못한 가을이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서성이고 있다ㆍ
늘 화사한 봄날에 찾다보니 단풍나무가 이렇게 많은 줄을 몰랐다ㆍ

임도 길은 편안하지만 지루한 게 단점인데 4개월 만에 만난 우리는 할말이 너무 많아 시종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해도 해도 끝이없는 윤대통령의  계엄선포와 혼란한 대한민국의 화두가 있었다ㆍ
조사장은 정치인들로 인해 야기되는 국론의 분열을 통탄했다ㆍ
어리석은 대통령으로 인해  국운과 경제는 기울고 국민들은 분열되고 살기 힘들어질 것이었다ㆍ
그나마 윤대통령의 유일한 치적에 속하는 원자력의 복원 덕분에 조사장 사업은 돌파구를

마련하여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 했는데 그 또한 좌초될 것이라 향후 사업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국내 유압기 시장을 석권한 조사장은 그동안 국내 정유산업이나 석유화학산업의 업황부진

으로 야기된 매출감소를 제철과 원자력 업계로의 매출 다변화로 성공적으로 복구하는

중이었다.

이제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고 또 능력을 입증한 한국의 원자력 사업이 그렇게 쉽게 무산

되기야 하겠나고 위로했지만 사실 계엄이 발령되고 두산에너빌리티나 관련 원자력 회사의

주가는 거의 10% 가까이 폭락했고 그 이후에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참 취약한 대한민국 산업이고 뼈아픈 정치 리스크다..

사람들은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힘이 빠지면 역점사업인 원자력 사업은  다시 좌초될 것이

라고 이미 단정짓고 있는 것이다.

정치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 성은 오랫동안 계속되고 대한 민국 경제는 계속 휘청거릴 것이다.

서민들과 은퇴자들은 정부가 일거에 날린 한국의 경제손실을 할부로 부담하면서 점점 살기

힘든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어쨌든 우린 4시간 30분에 걸친 가을 산책을 즐겁게 마무리하고  대청호의 농가 백숙 맛집

감나무 집으로 이동했다.

조사장이 먹고 싶은 메뉴를 묻기에 지난 주에 몸도 축나고 했으니 인근에서 백숙이나 먹자고

했는데  한국 최고의 백숙집이 있다고 추천한 곳이다.

감나무집은 허름했는데 직접 닭과 토끼를 키우며 전화주문을 받고 살아 있는 것을  직접

잡아 요리를 해주는 집이다.

백숙과 토끼탕외에도 새우매운탕과 메기 메운탕 요리도 가능하다.

우리는 한방백숙을 주문했었는데 토종닭이 얼마나 큰지 오리보다 더 큰 것 같았다.

대식가 둘이 닭한마리와 백주 한 병으로 땡치고 닭죽은 배가 불러 내가 싸올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1월의 산행을 기약하며 헤어졌고 나는 오는 길에 유성 사우나에 들려 목욕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훗날을 위해  늙어가는 내 몸을 위한  근교 산길을  집중 개발했었다
은퇴하고 나도 주말에야 당연히 큰 산에 가는 거구 주중에도 한 번 씩은 3~4시간 근교의 산길을 

번갈아 탈 예정이다ㆍ
이 코스는 또한 우중이나 멀리 가지 못하는 주말에  운동하고 사우나 가기 안성 맞춤인 코스들이다.

같은메뉴만 계속 먹으면 질리는 법이다.

지루한 건 질색이니 일상의 산 길도 나름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적절한 근교 산길을 떠올려 보니 예상 외로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괜찮은 산길이 꽤 많다ㆍ

1.
식장산4시간 코스 
  
식장산은 크게돌면 6시간 까지  산길을 이을 수 있다ㆍ
2.
보문산 3시간 30분 코스
3.
계족산 산길과 임도 연계 4시간 30분 코스
4
용운동집ㅡ계족산성ㅡ산림욕장 3시간 30분 코스
5.
수통골 환종주 3시간 30  코스
6.
빈계산 ㅡ산장산 4시간 코스
7.
대청호 둘레길 3시간 코스
8.
갑하산ㅡ우산봉ㅡ 반석   3시간 30분 코스

조금 범위를 넓히면 좀 더 빡센 대둔산과 천등산, 계룡산이 있다ㆍ

 

                           

 

                                                                   202412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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