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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대둔산 새해 일출 산행

 

 

 

 

 

마지막 재활훈련이다ㆍ
대둔산
내 사색의  정원
지난 시절의 추억과 우정을 잊지 않기 위해  계절이 바뀌면 한 번씩 만나는 친구들처럼
오래 이어온 사랑과 그리움을 간직한 또 하나의 소중한 친구

주변의 친구들 중 가장 거칠고 성격이 괄괄해서 한나절의 어울림 만으로 도시에서 풀죽은

야성을  일깨울 수 있고 펼쳐 보이는 심원의 세상을 만나면 가슴이 후련해진다ㆍ

끊어진 덕유의 69종주의 마지막 훈련장으로 낙점한 건 접근성과 난이도 그리고 정상

에서 만나는 감동과 그 풍경의 수려함 때문이다 ㆍ
산은 사계절 다 돌아보아야 그 나름의 매력을 알 수 있는데
나는 대둔 화백의 춘하추동 산수화를 각별히 사랑한다ㆍ

이제 새해가 밝았고 본격 출정의 출사표는 한 주를 남겨놓았다ㆍ
8
월 둘째 주 사고일로부터 5개월이 바람처럼 흘러 갔다.

산을 가건 산을 가지 못하 건 참 빠른 세월이다.

온화한 얼굴한  진상!

세월이란 넘은  고분고분하면 사람을 참 우습게 아는 녀석이다.

친한 척 다가와 하나씩 가져 가다가 힘 빠져 빌빌거리는 어느 날 대 놓고 털어낼 것이다..   
그 페이스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여유부리다 그 넘 한테 인생 네다바이 당한 늙은이들이 한 두명이 아니여

 

3개월이 지나 무의도 호룡곡산을 시작으로 순례 및 재활 산행을 시작하다.
계족산
보문산
뒷동산
수통골
계룡산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내가 구상한 치유산행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ㆍ
걸으면서 불편함을 의식 하지 못할 정도 까지  다치기전의 상태를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까지의 성과는 고무적이다ㆍ
지난달 5시간 이어진 계룡산 훈련 후반부의  둔중한 통증과 발목 주변의 압박감은

아직 무리할 단계가 아님을 경고했다ㆍ
아이젠도 없이 오른 선자령에서는 어둠속에 미끄러지면서 무의식중에 다친 왼발로

지탱하느라  갑작스런 통증이 나타난 거 말고는 큰 무리는 없었다 ㆍ
완만한 등산로에다 첫날의 기대와 흥분으로 인해 많이 분출 되었을  다이돌핀 감동

홀몬 탓도 컷을 것이다.

대둔새벽산행은  새해의 하일라이트인 일출의 축복과 더불어 훈련의  멋진  피날레를

장식해 줄 것이다

새벽 4 40분 출발
5
30분 수락계곡 도착

차는 1대도 없다ㆍ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ㆍ
하늘을 올려다보니 무수한 별이 초롱인다ㆍ

1
시간 40분 정도면 오를 수 있으니 시간의 여유가 좀 있어서
10
여분 달밤 몸풀기 체조를 하고 천천히 출발을 준비하다ㆍ

이마에 반디등을 달고
스틱 길이를 조절하고
5
50분에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ᆢ

묵상의 길
길 위에는 어제 뿌린 눈이 차가운 날씨에 빙결되어 서릿발처럼 서 있다ㆍ

목두견으로 코까지 가렸지만 산골짜기 차가운 냉기가 여기저기 빈틈을 찔러 대며

으름짱을 놓는다.

아그야 나 선자령 댕겨 왔다.! “

하지만 청명하고 후련한 새벽공기를 느낄 겨를도 없이 집요하게 파고드는 냉기에

콧등이 심하게 아리다.

"새벽부터 벌써 콧날의 시큰하네 !  

대둔의 감동을 마주할  준비는 끝나 부렀어 !"  


무념무상
둥근 불빛으로  칠흑에서 부시시 깨어나는 어둠이 이젠 일상처럼 편안하다ㆍ
나는 어둠속에 고립되어 있는게 아니라 어둠의 표피로 단단하게 보호되고 있다 ㆍ

수락계곡으로 이어지는 앏은 눈이 덮힌 인공철길이 미끄러웠다ㆍ
적정시점에서 아이젠을 차야 할 것 같은데 애매하다ㆍ

수락폭포는 수량이 너무 줄어 있어 폭포란 말과 표지판이 무색하다ㆍ
수락트레일의 특색은 폭포까지의 워밍업이 끝나면 산길이 대차게 솟구친다는 거ㆍ
그래도 그 옛날 암벽사이로 줄타고 곡예하 듯 오를 때에 비하면  편안한 안젠데크

길은 그야말로 양반길이다ㆍ

허기사 세상의 산길에서 야성과 투혼을 자극하는 야생의 길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ㆍ.

유명하고 사람이 많이 꼬이는 길일수록 더욱 그렇다ㆍ
이제 국립공원에서 식생을 보호하기위해 출입을 통제하는 비등을 제외하고는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낄만한  정규루트는 거의 없다ㆍ

세상을 무섭게 변화시킨 세월이란 녀석이 나만 곰삭힌 건 아니다..

계룡산의 트레일 지도가 완전히 바뀌었고 대둔산이 순해졌다.
그래서 아직 야생이 살아 있는 계룡산 황적 비등과 그 거친 루트로 인적이 뜸한

대둔산 서각봉코스가 내가 좋아하는 코스가 되었다.

오늘 새벽 가는 봄날이 아까운 나비 한 마리가 그 땅 위로 날아 올랐다.

깨어나는 새벽 저편에서 솟아 오를 태양을 만나기 위해 ….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보며 짧지만 구성진  삶을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철제 난간중간 쯤에서 오리털 파카를 벗고 고어텍스 자켓으로 바꾸어 입었다ㆍ
가파른 길에서 땀이 나면 오리털 내피 안은 땀이 배지만 고어텍스 자켓은 열기와

땀이 배출 한다.

월성봉과 바랑산의 실루엣이 한눈에 들어 올 때쯤 날이 조금씩 밝아 오기 시작했다 ㆍ
늘 대하는 풍경의 새로움
새벽은 그렇게 신비롭게 어둠의 베일을 벗겨내고 산은  폐부를 찌르는 차가운 공기로

무기력하게 웅크린 야성을 깨우고 정신의 날을 바로서게 한다 ㆍ

빙결된 산로와 적설이 많아지면서 아이젠을 해야 했다
한결 발이 편하고  안정감이 있다

시계를 보니 7 30
~~
너무 여유를 부렸네
남은 거리 300미터.
정신이 번쩍나서 스퍼트를 내어 마천대에 오르니 일단의 무리들이 보인다ㆍ

수락에서 흰 눈위에 먼저 지나간 발자국은 없었으니 가까운 태고사 쪽에서 올라온
모양이다ㆍ

마천대에 도착하니 햇님이 반쯤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ㆍ
1
분지각 !
마천대는 늘 해가 막 떠 오르기 시작 할 때 도착했다ㆍ
사진 촬영을 하면서 억겁의 인연으로 오늘 마천대에서 조우한 사람들과 함께

덕담을 나누었다ㆍ

 

친구들과 무리지어 함께온 장년들
한 쌍의 부부
젊은 여지 친구들
그리고 나

온 누리에 붉은 태양의 축복이 가득할 때 나는 마천대 기장 높에서 사위를 돌며

인사를 올렸다

계룡산
선자령에 이은  3변째 나 홀로 기원제이다

엎드려 비옵나니 세상의 아름다운 길을 인도해 주시고 무릉객이 가는 길을 지켜주소서 !.”


다음주 덕유산에서 시산제를 올리고 나면 재미 있고 신나는 모험의 세상을 향한

2025무릉호가  출발의 닻을 올린다ㆍ
2025
년은 내 생애 마지막 남은 한해인 것처럼 한치의 소모나 낭비없는 충실한 여정이

되어야 하고 무릉객은 이승의 천국과 극락을 넘나드는 절세 무공의 무릉도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내가 대자연속에서 받아내는 천지의 조화로운 기운을 계속 받아내고 천지운행을 주관하는

신들과 팔도신령님들의 보살핌이 있다면 25년은 지난 해의 부진을 씻고 더 높이 더 멀리

나를 수 있을 것이다ㆍ

서각봉으로 넘어가는 황금빛 언덕에서 홀로 아침식사를 했다
오메가 포인트
찬란한 태양빛아래 바람도 들이치지 않는 천혜의 쉼터이다
중간에 나의 은신처가  있다ㆍ
절벽을 따라 작은 봉우리로 올라야 하는데 사람들은 그 곳에 길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ㆍ

일지 못하는 누군가도 그 곳을 안다 ㆍ
내가 처음 그곳을 발견했을 때
그 누군가 만들어 놓은 돌의자가 큰 소나무 아래 놓여 있었다ㆍ

당연이 눈 덮히고 바위가  미끄러운 오늘은 그냥 지나쳤어야 했는데
그러면 무릉할배가 아니지


눈물로 얼어 붙은 빙벽에서의 낙상사고와  다친 발목이  덧날 수 있는 리스크 까지

감수하며 그예 감취진 둥지에 올랐다
"
지난 사고에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무릉객  !"
어렵사리 다시 내려와 갈 길을 재촉하면서

눈 위에 찍힌 내 발자국을 보고 누가 그곳을 찾아 낼지도 모른다는 쓸데 없는 생각을 했다.

 

서각봉은 따사로운 햇빛 이래 바람도 잠들어 있다 ㆍ
신의 따뜻한 눈길이 느껴지는 곳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도 사위를 돌며  또 절을 올렸다 ㆍ

그려 계룡산부터 아얘 작정을  하고 산신령님들의 도포자락을 잡고 매달리고 있는 거다 ㆍ
새해 벽두부터 잘 보여야지

지난해처럼 사고 한 번 만나면 말짱 황이여 !

서각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길이 험해서 위험했다 ㆍ
예전에 조사장과 대둔산을 크게 한바퀴 돌며 이 코스 까지 포함해서 7시간을 탔지만

겨울에 델구오면 대경실색 하겠다ㆍ
내 사고 이후에 경계감이 한층 더 높아 졌을 텐데ㆍㆍ

고도가  낮아져 눈이 보이지 않아도 아이젠은 계속 착용했다ㆍ
낙엽 아래 빙결된 눈물이 여전히 미끄러웠다 ㆍ
짜개봉 갈림길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곳에서 역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한 5명의 산님을

만나 잠시 인사를 나누고 내처 하산길을 재촉하다ㆍ
오늘 마천대 말고 산길에서 만난 유일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잘 때 배낭을 둘러맸으니 일찍 하산 하는데  이렇게 새벽산행을 하면 남은 

하루의  시간도 여유롭다ㆍ

 

훈련 끝!

흔들리지 않은 고요함 그리고 가슴을 가득 채우는  따뜻함으로 덕유 출정을 위한 모든 준비는 

그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5
시간 40분 걸렸다ㆍ
어머니 집에 계신 여름날에는 이 코스를  비무장 공복으로 3시간 30분에 주파하고 10시쯤에

효동에 도착해 아침을 먹었으니  그때는 도대체 얼마나 빨랐던거여 ?

"
문이 열렸습니다"라고 외치는 도우미 소리에 어머니 깨실까봐 걱정하며 나오던 그 때가

그리워진다ㆍ

엄마!
마지막 훈련 잘 마무리 했네 !
내 걱정일랑 붙들어 메고 그곳에서 늘 편안하세요


                                                                                      2024
14일 토요일

 

 

 

                           그 날 저녁 은비와 나  합동 생일 파티 !

                               할비와 엄마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시우와 채이 !

 

세월아 너 참 장하다 ! 

시우를 초딩이로 키우고  나를 경로우대자로 맹글었는데 

 

미안하지만 너 올해도 나  주저앉히기는 힘들거이다. 

그러니 고마 신경 끄고 딴 데 가서 놀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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