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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봄 여행의 서막 -화암사 복수초

 

 

 

 

 

핸펀사진 

 

 

 

 

화암사 복수초

 

봄과 새벽에 공명할 수 없다면 우리 인생의 봄 날은 이미 지나간 것이다.,

 

내 생애 한결 같은 모토는 봄을 잃어버리지 말자 !

그 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늘 그렇듯이 우리가 떠나지 못하는 오만가지 이유 중 하나를  봄날의 주말에 갖다

붙이다 보면 봄 날은 지혼자 깝치다 저만치 간다.

우린 짧은 봄을 마중하기 위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따뜻한 봄이 그냥 오는가>

꽃샘추위가 먼저 찾아 오고

날씨가 흐리거나 봄비가 내리고

황사가 펄펄 날리기도 하고

애경사 통지가 날아 든다.

 

그래서 뭐?

봄날은 쉬이도 지나 간다.

바쁜 세월에 쫒겨 무언가를 자꾸 잃어버리는 습관이 들다 보면  마음은 먼저 말라가고

메마른 가슴엔 그리움조차 머물지 않을 것이다.

 

봄은 짧다.

그녀는 매혹적이고 그녀와의 데이트는 감미롭다.

그녀는 하릴없이 바쁘고 늘 징징거리고 댕댕거리는 널 기다려 주지 않는다.

콧대 높은 그녀는 변덕이 심하고 까칠하다.

밀당을 싫어한다.

시도 때도 없이 들이대고 추근대며 따라붙는 남정네에게 그 풍만한 가슴을 연다.

 

올해의 봄 여행 출발점은  화암사이다.

마눌과 둘이 갈까 하다가 그래도 산을 오르는데 거부감이 없는 엄상사네와 같이

가기로 했다.

날이 조금씩 풀리면서 몸은 봄의 기운을 느끼고 있다.

마음에 둥지에 웅크린 겨울의 먼지를 털고 일어날 때가 되었다.

 

화암사는 거리도 가깝고 금요일밤 고부기 금퇴식 축하연도 있고 해서 1030분에

출발하기로 했다.

오늘 일정은 11시쯤 금산 가래울에서 점심, 불명계곡 복수초 군락 탐방, 화암사 경내

투어 그리고 불명산 산행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엄상사가 일찍 도착해서 금산의 물빛

하늘정원 산책 일정을 추가했다.

 

물빛 정원은 사월에 아름다운 정원이다.

꽃피는 사월에 어디 인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겠냐 만은 사월의 봄을 그 곳에서

보내기에는  좀 아깝지 않은가?

사월의 봄에는 더 먼 곳으로 떠나야 한다...

 

도착하면서 봄비가 조금 흩뿌렸다.

엄상사 부부는 약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불빛 정원도 마음에 들어 했다.

우린 족욕을 하고 산책을 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12시쯤 되어 정원을 출발하여 가래울로 이동했다.

너무 과하지 않은 가벼운 식사를 위해 선택한 두부요리 메뉴였다.

면과 매운음식을 좋아하는 윤여사는 동죽짬뽕칼국수를 시켰고 엄하사에게 동죽

짬뽕순두부를 추천했다.

우리는 부드러운 두부전골 2인분

그리고 엄상사는 특별메뉴로 두부부침 한 접시를 추가 주문했다.

두부전골에는 돼지고기가 들어 있었는데 맛은 괜찮았다.

결국 우리부부와 윤여사는 만족한 점심 식사가 되었는데 엄상사는 너무 매워서

음식을 반쯤 남겼다.

특별 메뉴인 두부부침 까지 먹고 나니 예상대로 막걸리를 들여 놓지 않고도 입추의

여지가 없는

해비한 식사가 되고 말았다.

 

화암사에는 예상대로 복수초가 많이 피어 있었다.

아직 봄빛으로 깨어나지 않은 대지위에서 노란 꽃을 피워내는 복수초는 참으로

아름답다.

내가 일부러 찾아 떠나는 꽃이 복수초와 할미꽃이다.

지난해 한토 산우들과 함께한 변산 바람꽃도 인상적이었다.

 

복수초의 꽃말은 동양에서는 영원한 행복, 서양에서는 슬픈추억이라고 한다.

영원한 행복이 영면말고 또 있을까 마는

이 복수초가  오늘의 행복은 가져다 주었고 아름다운 25년 봄날의 행복 까지

가져다 주면 좋겠다.

 

우리는 사진을 찍느라 꽃밭에서 시간을 보내고 엄상사 부부는 화암사에 먼저

올랐다

안도현이 칭찬에 마지않은 잘 늙은 절

화암사는 점점 현대화 되어 가고 있다.

화암사 입구에 가설된 철계단만 있을 때 복수초와 얼레지가 피는 불명산 계곡길은

신비로웠는데 이제 산허리를 휘돌아 차량통행이 가능한 임도가 개설되고 계곡

전체에 거의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외딴 불국의 심오함과 고요한 신비가 사라졌다.

 

경내에서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우리는 불명산으로 출발했다..

불명산 가는 길은 거리는 짧지만 산세가 가팔라서 오르기 만만치 않은 산이라

마눌이 다소 걱정스러웠는데 예상외로 잘 올라 주었다.

 

정작 엄상사와 더불어 넘치는 힘으로  한국의 내노라하는 명산을 두루 주유한

관록의 윤여사가 컨디션의 난조로 발 길이 다소 지체되었다.

동네 산 산책코스라는 얘기에 너무 마음을 준비가 느슨했던 탓과  전혀 예상치 않은

난코스에 무성한 산죽군락이 얼굴을 때리는 불편한 산길 때문이었다.

 

우린 불명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과일로 원기를 보충한 다음 여전히 만만치

않은 산릉을 휘돌아 화암사로 원점회귀 했다.

 

돌아오는 길 가오동 마법사 아구찜  식당에 들러 봄날의 성공적인 유희를 차축하며

술 한잔 치고  그렇게 다음의 봄날 회동을 기약했다.

 

 

여 행 일 : 202538

여 행 지 : 물빛정원-화암사-불명산

산행코스 : 화암사 주차장 복수초군락지 화암사 불명산 시루봉갈림길-임도 화암사

소요시간 : 놀멍 쉬멍 약 4시간

   : 흐린 후 맑음

   : 마눌과 엄상사 부부

 

 

 

봄날은 제철 보양식이다

초목에 물을 올리는 대지와 대기의 약동하는 기운을 바다아들이지 않고 우린 미쳐돌아가는

세상에게 뺏긴 에너지를 무엇으로 보충할 것인가?

 

 

 

 

 

3년전  4월의  화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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