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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

호남정맥 제 6구간 (감상굴재-추월산-천치재)

축축히 젖어 있는 감상굴재

 

 출발 (08:27)

 

걱정했던 비는 멎었다.

내장산군을 거느린 제5구간

그 비장의 카드는 멋진 가을날을 위해 아껴두고 추월이에게로 간다.

백두대간 때  하염없는 비를 자주 맞은 것에 비하면 대놓고 우중산행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서는 출정 길에서도 비가 피해 버리니 호남의 산신령님들이  가는 길을 보살펴 주시는 모양이다.

전라북도 순창군과 전라남도 담양군의 표지판이 서 있고 강선마을 표지석이서 있는 감상굴재는 축축히 젖어 있다.

싸늘한 바람에 안개가 이리저리 흘러 다니는 호남의 고갯마루가 5번째 나서는 정맥 여행길의 시작점이다.

살아가다 보면 별스런 날들이 많듯이 오늘은 자욱한 안개와 함께 하는 신비로운 호남탐험의 날이다.

신화회관 옆에 호남정맥 표지기가 붙어 있다.

 

6구간 길동무들

 

호남정맥 제 6구간

 

산행지   :  호남정맥 제 6구간(감성굴재-추월산-천치재)

  자   :  2006년 3월 26일 (일요일)

  씨   :  안개자욱하고 흐리다 오후에 햇볕  

산행거리 :  ?

산행시간 :  약 8시간  30분

동     행:  나선생님,산꼭대기,백종수님,새벽안개,담헌,양반곰,

            미소,GOODMAN,백운봉,금강초롱, 한림정 ,칸, 계백장군

            (14명)

 

호남정맥 제6구간 경유지별 시간

 

  감성굴재출발         : 08:27

  대각산               : 08:55

  강두마을고개         : 09:23

  분덕재               : 10:00

  도장봉               : 10:13

  생화산               : 10:47

  금방동안부(정자나무) : 11:10

  묘터(중식)           : 11:30 25분 소요

  520봉               : 12:21

  밀재                : 12:35

  추월산              : 13:35

  730봉               : 13:50

  726봉               : 14:20

  헬기장              : 14:55           

  710.1분기봉         : 15;13

  초원지대안부         : 15:24

  510봉               : 15:58

  520봉               : 16:10

  460봉               : 16:16

  임도                : 16:28

  천치재              : 16:48

 

대각산 (08:55 감상굴재로부터 28분)

급오름길을 15분 정도 올라 우측으로 굽어지는 길을 따라 완만히 흘러가는 능선을 따라 가다 보면 삼각점을 만난다.(담양394- 1999)

대각산 이다.

구도자의 모습으로 안개 속에 침잠하는 봉우리는 삼각점과 흐르는 안개 외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다.

 

                         대각산 삼각점

 

                           춘란의 개화

 

 

강두마을 고개 (09;23 대각산으로부터 28분)

완만한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밭길을 지나고  칠립마을이 바라다보이는 고갯길을 만난다.

질척거리는 고갯길을 지나 안개 흐르는 길을 휘적이며 나가다 보면 산판로가 나타나고 길의 흔적이 명확하지 않는 구간을 지나게 된다.

강두마을 고개를 내려서자 평화로운 풍경이 반겨준다.

넓은 밭 가운데 안개 속에 희미한 길이 이어지고 철탑아래 갈림길에 우리 일행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엷은 베일에 쌓인 듯한 물상의 모습이 신비롭게 다가오는 한적한 산골의 아침이다.

봄의 파종을 위해 갈아 놓은 황토 밭에는 머리를 풀어헤친 나무가 봄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주면 잎새를 올린 가지로 춤추고 있겠다.

 

강두마을 길

 

봄을 기다리는 나무

분덕재 (10:00 강두마을 고개에서 37분)

마을 길을 따라 가다가 천안 김씨묘가 있는 좌측 언덕 방향의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급오름이끝나는 봉우리가 서고 잠시 산판로와 대나무 숲길로 이어지는 평화로운 산길의 이슬을 턴다

차분하게 가라 앉아 있는 고요함 속을천천히 걸어가며 오름길에 거칠어진  숨을 고르다 보면흐르는 안개 속에 분덕재와 함께 거대한 정자 나무가 홀연히 나타난다. 

당당한 고유번호를 가진 보호수 느티나무이다.

고유번호(9-12-63)  소재지 : 순창면 북흥면 어은리

1999년 10월 8일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로 수령이 300년 높이 18m 둘레530cm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고 6부분으로 갈라진 대가지는 마을을 번영을 상징한다고 쓰여 있다.

안개는 뻗어가는 가지들에 웅장미를 더하고 원근에 의해 무채색 질감을 조절해가며 고목나무 주위에 한껏 신비로운 기운을 휘감아 놓는다.

세상에 달관한 현자를 만난 것처럼 단 한 그루의 나무에서 온갖 풍상을 겪어낸 세월의 연륜과 당당함이 느껴진다.

 

안개흐르는 분덕재

 

어은리 보호수

 

도장봉(10:13 분덕재로부터 13분)

분덕재를 지나 편안한 길을 가다가 10여분 오름 길을 오르면 도장봉이다.

도장봉에는 정말 도장이 하나 찍혀 있다.

 

 

                     도장봉의 찍혀 있는 도장

 

생화산 (10:47 도장봉으로부터 35분)

안개 길에 만나는 물상들이 예전과 다른 신비로움으로 다가와 이것저것 카메라에 담다 보니 맨 후미에서 여유롭게 길을 가는데 허물어 가는 묘가 있는 곳에서 일행들이 휴식하며 안개속에 핀 꽃들을 바라보며 담소하고 있다.

누군가 생화산이라 하는데 봉우리 형상은 아니라 정확한 위치는 잘 모르겠다.

흐르는 안개비를 받아낸 나뭇가지가 흰 꽃을 피워냈고 생강나무는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의 축제의 전주곡을 울리고 있다.

 

 

 

생화산 생화들의 개화

 

금방동 안부 정자나무 (11:10 생화산으로부터 23분)

잘 단장된 경주최씨묘를 지난다.

안개가 감도는 묘지의 느낌이 진혼의 경계를 느끼게 한다.

 

안개에 쌓인 묘의 미학

 

잠시후 대나무숲을 지나 금방동 안부에서 안개길이라 마치 길을 둘러 다시 제자리에 선 느낌이드는 정자나무를 다시 만난다.

어은마을 보호수 보다는 작지만 그 예사롭지 않은 자태에서 신령스런 기운이 느껴진다.

 

안개란 삶의 지혜 같은 것인 줄도 모른다.

안개란 물상이 지니고 있는 패를 모두 보여주지 못하게 한다.

다 보여주지 마라.

모두 알려고 들지 말아라

무엇에 대해 알아 버리는 만큼 우리의 모험심은 사라져 갈 것이다. 

적당한 거리가 사람이던 사물이던 아름답게 만든다.

연애의 이별은 너무 많은 보여주어 환상과 신비감이 사라질 때 다가 온다.

원시의 뇌 속에는 익숙한 것과 이별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방황하는 유전자가 프로그램되어 있다.

안개란 우리들 사이에 거리감을 만들어 주고 그 사이에 조용히 신비함을 내려 놓는다.

 

 

 

 

금방동 안개 속의 정자나무

 

안개비를 머금은 꽃

 

묘터 중식 (11:30  금방동 안부 정자나무로부터 20분)

바람결이 드세지는 묘터에서 웅성이는 일단의 무리들을 만난다.

정맥길에 처음 만나는 대군들이다.

지도도 없이 밀재에서 올라온 사람들인데 초행길이고 전혀 방향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걸로 보아 산꾼들은 아니고 난을 캐러 다니는 사람들인 듯 싶다.

우리일행은 둔덕진 묘 안에서 식사를 위해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후미 2명만 빼고 모두 모인 묘지가든 레스토랑에서 그 화려한 식단을 펼쳤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고…”

우리가 대하는 전형적인 묘지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음산하고 을씨년스러운 무덤가...  

따사로운 태양빛이 사라진 스산한 묘지에서 윙윙 대며 불어 대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소용돌이 치는 안개를 바라보며 그렇게 마주한 성찬 그저 묘지란 망자의 휴식처이고 생자의 쉼터로 그렇게 생과 사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내 생각엔 가다가 쉬고 싶은 생각이드는 묘지가 모두 명당은 것 같은데 길동무 가운데 누군가는 허물어 가고 돌보지 않는 무덤이 명당이란다.

그 후손들은 모두 잘되어 외국으로 떴기 때문에 그렇다나 어쨌다나.

낙오조 칸님과 금강초롱님이 합류할 때 쯤 모두 식사를 마치고 출발준비를 하는데 갑작스레 날씨가 표변하여 강한 태양 빛이 비추는 바람에 모두 박수와 함께 탄성을 올렸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

태양은 박수를 한 번 받자마자 다시 자욱한 안개와 구름 사이로 숨어 들더니  오랫동안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식사 시간은 25분

 

바람막이 묘에서의중식

 

520봉 (12:21 중식 묘터로부터 26분)

조금 더 가서 묘지가 있는 곳에서 정맥 길은 우측으로 휘어 지는데 누군가 표지기를 수거해서 다시 달아 놓았는지 가을 낙엽이 아직 떨어지지 않은 굴참나무에는 무수한 표지기가 달려 있다.

520봉은 휘돌아 가는 능선의 건너편에 삼각점 표식(담양426-1992)을 머리에이고 담양호를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다.

520봉에서 바라보는 산릉은 안개 속에서도 봄을 몰고 오는 풋풋함을 느낄 수 있다.

옅은 푸르름이 능선을 달려가는 모습이 안개 사이로 오락가락한다.

 

 

                           520봉의삼각점

 

520봉을 지난 절벽지대 조망

 

밀재 (12:35 520봉으로부터 14분)

520봉을 뒤로하고 멋진 조망처를 두어 번 지나면 정맥길은 급하게 떨어진다.

밀재는 전라남도 담양과 전라북도 순창의 경계를 지나는 도로로 도로 한 켠에는 1996년 9월 18일~2000년 8월 31일에 걸쳐 진행한 추성-복흥간 군도 확포장공사라는 표석이 설치되어 있다.

 

 

밀재

 

가던길 뒤돌아 보며

 

추월산 가는 길 큰바위 얼굴

 

추월산(13:35 밀재로부터 1시간)

운무와 가경 그리고 거센 바람이 어우러진 멋진 여행길

수시로 바뀌는 풍광이 눈을 즐겁게 한다.

담양호를 굽어보며 호남벌의 걸출한 산세를 자랑하는 추월에 가는 길 내내 세찬 바람과 제 멋에 겨워 춤을 추는 운무의 호위를 받았다.

흰 나무 둥치에 푸르름이라고는 한 점 찾아 볼 수 없고 산릉에는 자욱한 안개가 흘러 흡사 겨울 산행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명한 산이라서 그런지 인적이 드문 한적한 호남길에서 그래도  몇 명의 사람을 만난다.

마루금은 추월산 정상에서 바로 꺾이는 것이 아니라 2m 진행한 곳에서 좌측으로 꺾이는데 멀리 담양호가 보이는 그곳에서의 조망 역시 예사롭지 않다.

보리암봉! 이곳에서 보리암으로 하산할 수 있다.

추월산의 주 등산로는 추월산 국민관광단지에서 출발하여 보리암을 거쳐 여기 보리암 분기봉에 오른다.

그리고는 앞에 바라다 보이는 730봉을 거쳐서 낙차 큰 능선 길을 올라 726봉을 조금 지난 위치에서 복리암 쪽으로 내려선다.

 

 

추월산에서 지나온 능선길 조망

 

추월산 정상

 

                          보리암봉 이정표

 

뒤돌아본 능선길

 

730봉 (13:50 추월산으로부터 15분)

잠시 내려섰다가 완만한 오름 길을 오르면 730봉이다

보리암봉에서 400m 내려선 길에 월계리로 하산 하는 이정표가 있다.

1.1km 하산하면 월계리인데  그 곳이 얼마나 유명한 곳인지 표지기가 빨래 널어 놓은 것처럼 걸려 있다.

무심코 가다가는 표지기에 홀려 월계리로 하산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길

뒤돌아 본 추월산이 담양호를 끼고 있는 멋진 풍광이 조화로운데 화창하지 않은 날씨라 푸르른 물 빛의 서슬이 느껴지지 않는다.

길일을 택해 안사람과 한 번 다시 찾아 오라는 추월 산신령님의 배려일 게다.

 

                    월계리 하산길 이정표

 

                   월계리 하산길 표지기

 

담양호와 추월산 능선

 

726봉(14:20  730봉으로부터 30분)

가끔 뒤를 돌아 보며 담양호가 따라오는 지나온 길의 풍광을 즐기며 앞 쪽의 기묘한 바위들의 독특한 형상을 감상하며 또 일행들과 담소하면서 거친 암릉 지대를 올라 727봉으로 간다.

산정에 노래를 부르는 이 하나 있다.

이어폰을 끼고 있는지 인사를 해도 돌아 보지 않는다.

일행들과 잠시 휴식하며 멋진 조망과 고원의 평화로운 풍광에 젖는다

6차 호남 길에는 추월산과 담양호 그리고 건강한 능선의 흐름 길에 도열한 멋진 산군들이 인상적이다.

 

726봉 가는 길 조망

 

726봉 가는 길 조망

 

726봉 조망

 

능선 서쪽 풍경

 

                           헬기장 가는 길 청솔

 

헬기장 (14:55 726봉으로부터 30분)

헬기장이 있는 532.7봉은 우측으로 휘어지는 내리막 등산로에서 100여m 직진한 곳에 조망 없는 넓은 공터의 쓸쓸한 표정으로 지나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후미조 길동무 백운봉님의 사진을 한장 찍어주고 되돌아 간다

 

710.1 분기봉(15:13 헬기장으로부터 18분)

710봉 가는 길 역시 멋진 풍광과 훌륭한 조망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 암릉 구간이다..

710봉에서는 가야 할 510봉이 건너다 보인다.

해발 제로까지 떨어졌다가 500m를 올라야 한다. 건너편에 바라다 보이는 510봉을 올라서면 한시간 남짓하면 천치재로 떨어질 수 있겠다.

 

 

                 710.1봉 조망   건너다 보이는 510봉

 

초원지대 안부 (15:24 분기봉으로부터 11분)

내려서는 길이 암릉길이고 무척 가파르다

백운봉님과 나선생님이 바위 위로 난 길을 따르지 않고 우회로를 선택하여 계곡쪽으로 내려 갔는데 길이 만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속도를 좀 냈더니 10여분 남짓한 시간 만에 소로길이 있는 초원지대 안부에 도착한다.

종수님도 소식이 없고  나선생님과 백운봉님도 보이지 않는다.

거센 바람이 불어가는 초원지대

저 멀리 일행 중 한 분이 홀로 걸러 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초원지대를 돌아 생강밭 길을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

 

                       초원지대 안부 수레길

 

                     초원지대 안부 생강나무 밭 길

 

            초원지대 안부에서 바라본 지나온 추월산 능선 길

 

510봉 (15:58  초원지대 안부로부터 34분)

생강 밭을 지나 마루금이 좌측으로 휘어진 한적한 숲길에서 백운봉님께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되지 않는다.

양반곰님과 남부장님과 함께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다행이 백운봉님과 나선생님 그리고 종수님이 합류한다.

함께 담소하면서 백운봉님이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 사진을 찍어주는 통에 모두 한바탕 웃었다.

한참을 즐거운 휴식을 하다가 마지막 오름길을 차고 오른다.

510봉은 조망이 없이 좌측방향으로 표지기만 나부끼고 있다.

마루금은 510봉에서 다시 좌측으로 꺾인다.

 

520봉 조망

 

520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길 - 칼라 송전탑 좌측 능선 아래가 천치재

 

520봉 (16:10  510봉으로부터 12분)

고도차가 별로 없는 능선 길을 10여분 진행하면 암봉을 이루면서 동쪽 조망이 트이는 520봉이 나타난다.

적천재로 연결되는 U자형 도로가 보이고 U자의 오른쪽 끝이 따라가는 산 끝에는 저수지가 있다.

절벽아래로는 전원주택들인 듯 드문드문 인가가 보인다.

 

지나온 510봉과 멀리 추월산 능선길이

 

460봉 송전탑이 있는 안부 (16:16  520봉으로부터 6분)

어느결에 태양이 나왔는지 완연한 봄볕이 내리쬐고 있다.

급한 내림길을 내려와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송전탑 위의 하늘이 맑고 푸르다.

별로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바람은 자즈러지고 흘러 다니던 운무들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긴 시간 산행하다 보면 이런 날도 있다.

비가 추실거리다가 바람이 불고 자욱한 안개가 흐르다가 다시 맑아진다.

호랑이 장가가는 날

태양빛이 강렬해지니 볼이 얼얼하던 바람이 언제였나 싶고 마누라가 햇빛 나면 잊지 말라 던 센탠로션을 발라야 할 지가 고민이다.

날씨도 변덕 사람의 마음도 변덕

변덕스러워야 단조롭지 않고 사람 사는 맛이 나지

 

                                   460봉 송전탑

 

대롱산 농장길을 지나 바라본 답동리 마을

 

임도 (16:28 송전탑봉으로부터 12분)

철망이 쳐있고 송전탑이 하나 더 있는 대롱산 농장안부를 지나자 답동리가 눈에 들어온다.

해발도 많이 낮아져 있고 완만한 내리막 길이라 천치재가 멀지 않음이 느껴지는 곳에서 임도를 하나 만난다.

마을로 연결된 길 같은데 표지기는 다시 능선을 치고 올라가고 있다.

적천재는 마지막 오름 길을 올라 산을 몇 개 더 넘어야 할 모양이다.

 

 

임도

 

색깔 있는 송전탑 봉우리 (16:38 임도로부터 10분)

10분쯤 오르자 멀리 520봉에서 보이던 두 개의 컬러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520봉에서 아득히 보이 길래 우리가 가는 방향하고는 무관한 줄 알았더니 우리 가는 길목을 지키는 이정표였다.

송전탑은 저만치에서 수림에 가리워 윗부분만 보이고 정맥 마루금은 좌측 길로 방향을 바꾼다.

 

 

천치재

 

천치재(16:48 송전탑 봉우리로부터 10분)

운치 있는 송림숲을 지나면 해발 347m의 천치재 표석이 서 있고 담양군 용면과 순창군 북흥면을 알리는 도로 표지판이 걸려 있는 천치재가 나타난다.

바람결이 다시 세어지고 먼저 온 일행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베이스 캠프만 우두커니 길모퉁에 서 있다.

벌써 김치찌개 다 먹고 시마이 한 거 아녀?

 

아쉽지만 오늘의 뒤풀이는 맥주와 과일 쥐포 그리고 오징어포

바람이 심하게 불어 먼저 온 일행들은 차 안에서 순배를 돌리고 있는 중이다.

낙오조를 기다리느라 오랫동안 맥주를 마셨으면 배가 꽤 빵빵들 하실텐데.

그래도 잘들 드시네.

출출하고 갈증이 나던 차에 한잔의 맥주를 숨도 쉬지 않고 들이킨다.

산행의 맛과 멋은 이 첫 잔에 다시 녹아 내린다..

8시간 28분 소요된 산행길

9시간이 훌쩍 넘어설 것 같았던 6구간 산행길은

세월아 네월아 걸어 내렸는데  아직 해가 중천에 있는 시간에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되었다.

장성호의 그림 같은 호수 풍광을 지나고 서산 너머 떨어지는 붉은 황혼 너머로

참으로 의미 있고 즐거운 여행길

유쾌하고 무언가 가슴에 남길 수 있었던 소중한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 간다.

멋진 하루를 너무도 싼 값에 사버리는 비슷하게 닮아 있는 사람들

 

정말 시작이 반인 것처럼 4쿼터 중 1쿼터는 순식간에 돌아버린 셈이다.

산행은 계속되어야 한고 정맥은 이어져야 한다.

모든 길동무들에게 언제나 기쁨과 행운이 함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