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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붕 11일째 - 봄비 약속해요 이 순간이 다 지나고 다시 보게 되는 그 날 모든 걸 버리고 그대 곁에 서서 남은 길을 가리란 걸 인연이라고 하죠 거부할 수가 없죠 내 생애 이처럼 아름다운 날 또 다시 올 수 있을까요 고달픈 삶의 길에 당신은 선물인 걸 이 사랑이 녹슬지 않도록 늘 닦아 비출게요 취한 듯 만남은 짧았지만 빗장 열어 자리했죠 맺지 못한대도 후회하진 않죠 영원한 건 없으니까 운명이라고 하죠 거부 할 수가 없죠 내 생애 이처럼 아름다운 날 또 다시 올 수 있을까요 하고픈 말 많지만 당신은 아실 테죠 먼 길 돌아 만나게 되는 날 다신 놓지 말아요 이 생에 못한 사랑 이 생에 못한 인연 먼 길 돌아 다시 만나는 날 나를 놓지 말아요 봄비가 내리네 엄마 자다가 일어 나니 밖은 캄캄한데 들창을 두드리는 봄비 소리가 잠자던 ..
천붕 10일 째 - 맑은 슬픔에 관하여 맑은 슬픔에 관하여 …. 우리 삶에는 기쁨 뿐이 아니라 한 줌의 슬픔과 눈물 또한 필요하다. 그 서러움의 바다에 잠겨보아야 비로소 행복과 기쁨의 가치를 알게 된다. 어머님 댁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친숙한 아침프로 그램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오랫동안 잊었던 눈물이…. 모정의 뱃길 1956년 이야기다 . 여수 앞바다 외딴섬 가장도에 사는 박승이 여사(당시 35세)는 자신의 딸을 여수에 있는 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6년간 하루도 빠짐 없이 노를 저어 학교에 보냈다. 파도가 잔잔한 날은 1시간 파도가 거센 날은 1간 30분 노를 저어 딸을 등교 시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시부 모와 시할부모를 봉양하며 살림을 하고 밭일을 하다가 다시 딸을 데리러 갔다. 딸은 선착장에서 또 한 시간을 걸어 학교에 갔다. 뱃..
천붕 9일째 - 엄마 오늘은 나 보러 오셨나요? 엄마 오늘 나보러 오셨나요? 오늘은 동강에 갔네 엄마 젊을 때. 자주 갔던 곳 요즘 가는. 산악회. 고문인 백두대간 친구기 산행대장을 한다구 하고 마음도 둘데 없이 허전해서 그 산에 가기로 했네. 엄마는 늘 입버릇처럼 말했지 이젠 힘든 산은 그만 가라고… 그리고 친구랑 같이 가고 혼자 가지 말라고 …. 나이 들어 위험하고 살 너무 빼면 보기 싫다고.. 엄마가 아픈 때에도 그리 빠대고 댕겼는데 청개구리처럼 엄마가 가시고 나서야 3주를 산에 가지 않았네… 맞아 엄마! 세상의 자식들은 다 불효자고 청개구리야 …. 엄마 오늘은 나 한테 왔지? 보라색 동강 할미 꽃을 처음 보았는데 엄마를 만난 것 같았어 절벽가에 무리지어 피어난 몇 송이 꽃 그. 절벽 난간 한 켠에서 고개도 숙이지 않고 당당하게 피어난 그 꽃의 ..
백운산의 봄날 - 동강 할미 꽃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우리가 누구이건 어디에서 왔건 ,우린 모두 자신만의 길을 떠난다. 길 위의 풍경은 수시로 바뀌었다 지난 그 길이 험하고 힘들었건 아름다웠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 여행을 즐겼는가? 그 길의 아름다운 풍경을 누리고 그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했는가? 그리고 지금 즐겁게 그 길을 걷고 있는가? 굳이 무슨 대답이 필요할까? 단지 내 길이란 이유 하나 만으로 그 길은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것인 걸. 사는 게 뭐 엄청 난가? 엄청난 게 아닌데 엄청나게 생각하니 힘들지. 바람은 옷..
천붕8일째 -어머니의 숙제 인생은 허무하다 ㆍ 그 숱한. 죽음들이 내 곁을 지나갔다ㆍ 내가 죽은자의 빈소를 찾는 건 죽은 자를 애도함이 이니었다 ㆍ 살아 있는 상주를. 위로하기 위한 것도 이니었다 ㆍ 사실 친구의 슬픔이 어땠는지도 알지 못한다 ㆍ 아니 상관 없었다 단지 내가 친구를 이렇게 생각하고 또. 마음 쓰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좋은 친구고 앞으로도 좋은 친구여야 한다 ." 나는 상투적으로 물었을 뿐이다 어떤 병이었는지 ? 병석에 오래. 계셨는지 ? 고생은 많이 안하셨는지 ? 장례식장에서 짧은 시간 대화를 할 수 있거나 아니면. 장례식이 끝나고 나중에 안부를 교환할 때 인사치레로 물었을 뿐이다ㆍ 돌아가신분이 회사동료나. 거래처면. 얘기는 더 달라진다 ㆍ 그건 이렇게 말하는. 거다 "나 오늘 왔어요 내가 이렇..
천붕 7일째 - 아름다운 시절 아름다운시절 부엌에서 아궁이 불 때는 냄새가 좋았다. 한 여름 호롱불 아래 밥을 먹을 때 마당에서 태우는 모깃불 덤불 향을 아직 기억한다. 어머니가 대전으로 올라 가기 전 5살 이전 시골에서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는 게 있다. 외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누구의 등 엔가 업혀서 상여를 따라 산길을 오르던 기억 할머니 등에 업혀 마실 댕기던 기억. 그리고 다섯 살 때 까지 젖을 먹었는데 어느 날 하루 놀다가 돌아 오니 어머니가 젖에다가 빨강 물감을 칠해 놓고 이젠 젖을 먹을 수가 없다고 하시는 통에 마당을 구르며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열차를 타던 기억이 있다. 배웅하던 할머니를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던 기억 어머니한테 가면서 할머니 보고 울다가 막상 할머니 한테 가서 어머니가 손을 흔들면 또 머니한테 ..
천붕 6일 째 - 부처님의 뜻 천붕 6일 째 - 부처님의 뜻 (소청 9일 째) 출근하는 날이다. 새벽 문막 출근 길 영동 고속도로에서 찬란한 해가 떠 놀랐다. 인생이란 그런 거다 . 지구의 한 쪽에서는 해가 떠오르고 다른 한 쪽에서는 해가 진다. 누군가 항구를 떠난 배를 바라보고 배가 떠난다고 소리치지만 다른 누군가는 배가 들어 온다고 소리친다. 한 쪽에서는 죽고 또 한 쪽에서는 새 생명이 태어 나는데 그 균형이 깨어지니 살기 힘든 세상이 온다고 야단 들이다. 7일간의 해가 지고 다시 태양이 떠 올랐다. 황망한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정신 없이 보낸 12일 밤 그리고 삼일 동안의 어머니 장례와 유골 안치 그리고 반혼제까지 ... 지나간 시간이 마치 꿈 인양 아득하다. 그리고 삼 일이 더 지나 나는 오늘 다시 일상으로 돌아 간다. ..
천붕4일째 - 어머니 친구 오랜 친구가 세상을 등진다는 건 슬픈 일이다. 난 친구 영수가 중환자실에서 떠나며 걸었던 마지막 전화를 잊을 수 없다. “ 영욱아 잘 지내라 !” 내가 퇴직하고 여행을 떠난 던 날 영수는 기어코 동해 까지 쫒아 와서 술 한 잔 따라 주었다. 그 날 이후 우린 생애 딱 한 번의 부부동반 여행을 함께 했다. 그리고 둘째 아들까지 다 장가 보내고 살만 해지고 나서 친구는 그렇게 홀연히 떠나갔다. 1 년 전 투병 중에 시내에서 만나 점심 한끼 하고 어느 날 함께 대청호 산책 한 번 한 것이 우리 만남의 끝이었다. 만남을 차일 피일 미루면서 전화 속의 언어는 점점 어눌해져 갔고 갑자기 바빠진 내가 몇 주간 전화를 못하자 먼저 전화를 해 온 것이었다. “ 영욱아 잘 지내라 !” 그 전화는 중환자실에서 한 영수의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