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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49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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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붕30일 - 봄과 오랜 친구 그리고 술 봄과 오랜 친구 그리고 술 엄마도 봉규와 황찬과 태연을 알고 있지?. 집에도 몇 번 씩 왔었고….. 고등학교 때부터 참 친한 친구들이지. 한결 같은 친구들….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친구들 고등학교 때는 공부하느라 바빴다 나도 못하는 공부는 아니었지만 친구들은 모두 전교에서 알아주는 실력자들이었다 우린 대학 때 금산 황찬네 마을에 모여 술 마시고 노래 부르며 나름 청춘의 숨통을 티웠고 맑은 시골 시끄러운 개구리 울음 소리를 들으며 우정을 쌓아갔다 몇 번인가 봉규네 집으로 모심으러 갔었다. 끊어질 듯 힘든 허리로 열심히 도왔지만 내가 심은 모는 둥둥 떠서 봉규 아부지가 난 못줄이나 잡으라 해서 그 후로는 편한 모내기였는데 그래도 막걸리와 새참은 너무 맛 있었던 기억이 난다. … 세월은 또 흘러가서..
천붕 29일 죽음의 가벼움 생사람으로 구천 가는 길 동행으로 삼았던 진시황도 갔고 왕과 같이 살았던 김일성도 갔고 한 세대를 풍미한 백만장자 스티브 잡스와 이건희도 떠났다. 한 인간의 나이테가 이젠 100년을 넘어간다고 떠들지만 그래봐야 십 수년 더 사는 거지 그런다고 안가도 되는 거 아니고 그런다고 더 행복한 거 아니지 죽음은 그렇게 가벼웠다. 장례절차가 간소화되고 화장시간도 짧아 졌다. 90년의 역사는 3일의 애도 속에 잠들고 단 50분의 시간에 흐린 안개 빛 한 줌 뼈가루로 흩어졌다. 소각중 디스플레이 40분 이후 소각완료 , 그 이후의 10분 냉각중 메시지 그렇게 한 줌의 뼈가루가 수명이 다하고 업이 다했음을 알려 주었다.. 인생에 없는 것이 무엇인가 ? 정답과 비밀과 공짜가 없다지만 정답도 있고 비밀도 있고 공짜도 있다...
천붕 28일 - 어머님소천 3주전 (마지막 생일 파티) 어머니의 마지막 생일 파티 오늘이 어머니 생신이라고 영희가 올렸는데 모두 혼비백산 생신을 챙길 상황이 아니어서 신경 쓸 겨를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는데 영수가 케익을 사왔다. 아들 셋이 어머니의 마지막 생신 촛불을 밝혔다. 노래를 불러 드리는데 목이 메어 노래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오는 영수도 알아 보시고 케익을 들어 얼굴 가까이 대고 불 끄시라고 하니 훅 불어서 불을 끄셨다 의외였다. 드시지 못하는데다 말 못하는 불편함과 배설의 어려움 까지 겹쳐 얼굴은 좀비처럼 수척하고 눈동자는 초점이 없어 거의 정신이 나가 있는 모습이었는데…. 어머니의 힘겨운 고투가 아프게 가슴을 두드린다.. “엄마 사랑해요 ! 이제 나으실 수 없다면 조금만 아프시고 편하게 가세요.” 영희, 영수, 영숙이 함께 수고해서 계획대..
천붕 27일 -제비꽃처럼 엄마 정호승의 제비꽃 시가 생각나네 제비꽃을 사랑하는 시인 나는 할미 꽃을 사랑하고 시인은 제비꽃을 사랑하고 …. 젊은 날 그의 시가 유난히 마음에 다가 왔었어 그래도 어린 시절이 행복했지.. 모든 게 귀하고 부족한 시절이어도 엄마 덕분에 내 배는 곯지 않았고 동네에는 아이들 웃음 소리 끊이지 않고 이웃과의 정은 따뜻했고 산천은 드맑고 공기는 좋았지 그냥 아무거나 먹어 도 맛 있고 잘 놀기만 하면 되었던 시절 세상은 철들면서 힘들어 지는 거지 정호승 시인의 시 삶에 고뇌하고 청춘이 방황하던 시절에 간단하고 명료한 언어로 흔들리는 영혼을 위로하고 삶의 고귀함을 일깨워 주었어 누구에게나 아름다워야 할 저마다의 인생에 대하여… 노랑 제비꽃 /정호승 가난한 사람들이 꽃으로 피는구나. 폭설에 나뭇가지는 툭툭 부러..
천붕 26일 - 어머님 소천 4주전(2월4째주) 2월 4째주  엄마 오늘  상황이 무지 안 좋으심.복통 과 통증   어지러움 두통.배변이 안 되어 관장해도 안 되다가 겨우 조금 보셨는데 지금 현재 오한으로 힘들어하심.상황이 너무 안좋음.간병인은  엄마 무슨 일 생길까봐 무섭다고 낮부터 문자 옴.성일 언니도 엄마 상황이 너무 안좋다고 한 걱정하심. 성일 언니가 보기에도 너무 많이 안좋다고 낼 아침 일찍 올 수 있냐고 전화 옴.일단 낼 내려가 보겠음                           2월 20일 화요일  막내 영숙  어머니 상황 전달  어제 간병인이 어머니 변은 보셨는데 오한 나서 통화 못하다고 하시더니 걱정이네                           2월 21일 수요일 내 답글  변은 보셨다는데 종합병원의로상황도 심상치 않고 황달이 ..
천붕 25일 - 어머니 소천 5주전 (2월 셋째주) 2월 셋째주 (`2월 17일 일요일 까지 ) 3월5일에 채혈해서 6일날 단대 병원 갑니다 . 단대교수님과 검사 수치 와 엄마 통증 상황 설명하고 조언 구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통증이 어떨지 예측할 수가 없네요. 마약성진통제는 아침ㆍ 점심ㆍ저녁 그리고 새벽 한번 더 추가하고 그래도 통증제어가 어려울 땐 진통제통안에 분홍색 알약 한알 1회 추가해서 드리면 됩니다. 황달이 심해지면 통증 및 인지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심하면 선망 증상도 올 수 있으니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듯 하네요. 집에서 계시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을 듯 합니다. 2월 16일 토) 막내 영숙 공지글 통증은 어제저녁에는 없었는데 오늘아침 드시면서 훅하고 센 통증이 한번 왔는데 놀라서 쳐다보니 바로 숙졌다 하시는데 어제는 왼쪽이 아프시더니 오늘..
천붕 24일 - 추억의 대청호 동생들이 내려 온다고 했다. 어느 결에 봄이 깊어갔다. 일교차가 크지만 낮에는 오히려 예년보다 더 따뜻한 것 같다. 포천에서 내려오는 길에 신탄진 인근은 온통 화사한 벚꽃이 피어 있었다. “벌써 벚 꽃이 필 때가 되었구나 “ 오후2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오전은 시간이 있어 절정의 벚 꽃을 볼 수 있겠다. 내 사는 곳의 벚 꽃을 보러 갈 것인가? 더 먼 곳의 봄을 만나러 갈 것인가? 등잔 밑이 어둡다고 늘 떠나는 데 골몰하던 봄이라 내 사는 곳의 봄은 뒷전이었는데 오늘은 홀로 봄 꽃 놀이 할 명분이 생겼다.. 6시 30분에 나가 한적한 바깥아감 벚 꽃을 구경하고 몇 년 전 가족들과 한바퀴 돌았던 호수를 둘러 돌아 나왔다. 어머니 모시고 가족들이 대청호 나들이 한 건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4월 18일 ..
천붕 23일 - 봄길 포천 출장을 갔다. 저녁식사 약속이 되어 술을 한 잔 곁들이다 보니 토요일임에도 객지에 유하게 되었다. 새벽에 길을 나섰다. 운악산 2019년 6월에 갔으니 5년에서 2개월 빠진다 5년 파란만장한 역사의 시간 이다. 61세 회갑을 맞아 중국 계림 양삭을 다녀왔다. 그 날 이후 코로나가 창궐했고 주식 투자의 빛투 폭탄을 맞아 장렬히 산화했다. 그 와중에 1막 퇴직 했던 회사에 계약직으로 채용되어 내가 좋아하는 강원 산으로 가는 길목 수문장이되다, 회사에서는 2세 경영체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SAP ERP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었다. 서슬푸르렀던 코로나가 물러가고 마눌 회갑기념으로 제주여행을 다녀왔다.. 그 와중에도 수십회의 자녀 결혼 통지가 이어지고 수 많은 죽음이 내 곁을 지나 갔다. 조부장님이 돌아 가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