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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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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셋째날(비밀의 숲, 백약이오름.빛의벙커,효문화관,동부해안도로) 어제 예상보다 멋진 6월의 철쭉을 만나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내 인생 최고의 설경 한라산 의 설원을 보고 나서 더 이상의 설경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처럼 내 생애 철쭉이 필 때 다시 한라산에 오를 일은 없을 듯 하다. 오늘의 힐링 포인트 비밀의 숲과 따라비 오름, 빛의 벙커, 오조해변과 광치기 해변 등을 돌아 보고 동부해안을 따라 회귀하면서 해안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2년 전 점심을 먹었던 제주시 석촌식당에서 고등어 조림으로 식사를 하고 출발하다. 비밀의 숲은 삼나무가 심어져 있는 곳으로 요즘 젊은이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인데 규모도 그렇고 크게 인상에 남을 만한 숲 길은 아니었다. 하루에 더 많은 곳을 돌아 보기 위해서는 몰라도 여유로운 숲속 힐링이라면 절물오름 숲..
제주 둘째날 (전망대-선작지왓-영실) 내 생애 인생샷은 무수히 많다 가슴으로 솟구쳐 오르던 뜨거운 감동의 순간도 너무나 많다 ᆢ 백두대간 시절은 매 격주마다 경이와 감탄이었다 . 계방산에서 하늘 가득 줌추며 내려오던 눈은 삶의 환희를 느끼게 해주었다 ᆞ 환장하고 기절할 풍경 김영갑이 말하는 대자연의 오르가즘과 엑스터시의 순간은 너무도 많다. 어떤 풍경 앞에서 눈물이 났던 적이 있는가 ? 내 기억에는 세 번의 눈물이 남아 있다. 홀로 백두대간 종주를 완주하던 날 천왕봉에서 떠오른 찬란한 태양을 마주 했을 때 . 마눌과 백대명산 중 곰배령을 넘어 점봉산가는 길의 황홀한 풍경을 보았을 때 그리고 퇴직후 떠났던 내 지난날의 어느 길목에서 벽에 걸린 달력의 풍경이 뛰쳐나오고 내가 그 풍경의 한 점이 되고, 한마리 새가 되고 그 빛과 바람과 향기에 취..
제주도 둘째날 (윗세오름-남벽분기점-노루샘-전망대) 가 보았으되 가지 않은 길이었다. 마눌이 힘들면 위세오름 데크에서 쉴고 하고 혼자 휑하니 댕겨 오렸더니 마눌이 간다고 한다. 나는 잰 걸음으로 남벽 앞 언덕 까지 갔다 오기로 하고 마눌은 천천히 걸어서 중간에 만나기로 했다. 평생 딱 한 번 걸었던 길이다. 2010 7월 4일 노조 부지부장과 벌써 13년의 세월이 흘러 갔다. 그날 내 뇌리에 강하게 박힌 것은 안개에 휩싸인 처음 걸어보는 돈네코 길의 설레임 그리고 바람에 불려가는 안개가 불러주는 몽환의 풍경과 신비로운 여정 이었다. 산에 넋을 반 쯤 뺏긴 날들이었으니 안개에 시야가 가리어 지고 남벽 지킴이가 없는 틈을 타서 백록담에 오르고 싶었던 강렬한 충동과 그걸 결행하지 못했던 것은 오래도록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https://go-slow.tis..
제주도 둘째날 - (어리목-윗세오름) 제주의 날이 밝았다. 오늘 일정이 등산이라고 아침 든든히 먹고 출발하라고 은비가 일부러 조식이 유명한 호텔을 예약했다. 내 기준으로 너무 비싼… 우리 같은 한물간 쉰세대는 다재기 한 숫갈 넣어 해장국 한 그릇 걸쭉하게 때리면 그만인데… 사실 해외 여행 가도 늘 접하는 호텔조식이라 별 기대를 안했는데 여긴 완전 상설 뷔폐와 같은 풀코스다. 헐~ 보다 삶의 질을 위하여 아침을 승려의 식단으로 바꾼 지가 오래지만 딸래미 성의가 있고 견물생심이라 했으니 황제의 식탁에 앉아 감사 기도만 할 수 없는 노릇이라 다시 본색이 드러난다. 야들 외국인 카지노 운영하고 밥장사 까지 겸하느라 숙박비를 비싸게 받는 모양…. 역대 왕들이 새남터의 망나니 보다 더 못살고 요절한 건 우리 삶에 관한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 유전자..
제주 첫째날(동부해안도로) 2023년 6월 제주도여행 1일차 제주도는 나 맹크로 자주 간 사람도 드물껴… 신혼여행도 제주도로 갔고 회사 초년봉 때도 한라산 산행을 했고 장인어른 덕분에 돈 한푼 안 내고 온 가족이 호사스런 제주도 여행에 유명한 명소는 죄 섭렵했다. 부장 때는 사용자 협회 회장단 회의에는 충남대표로 해마다 한 번씩 갔다. 회사는 세미나 참석 출장을 허락을 해주고 경비는 IBM 에서 다 대고… 세미나 보다 여흥이 더 길고 후원이 빵빵한 모임!... 골프는 안 치니까 늘 혼자 새벽부터 제주도 한라산을 넘어 댕겼다. 그 어느 해 인가는 성판악에서 관음사로 넘어갔구 그 다음날에는 다시 어리목에서 영실까지 산만 탔던 적도 있다. 신부장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는 문상가서 당일에 한라산 넘어 갔다가 올 거라고 등산화까지 챙겨 갔다..
거제도 - 전인회 23 춘계 야유회 30년 지기 친구들과 봄날 회동 일정을 연화도로 잡았다.. 날짜를 투표하여 5월 셋째 토요일로 2달 전에 미리 공지를 했다 어미니 댁에 가는라 3월 모임 참석을 못했는데 총무 연락이 왔다. 10명 모두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D-day 몇 주 전에 배편을 검토하니 배 시간이 맞지 않는다. 일찍 배를 타면 섬 체류시간이 너무 남고 다음 배를 타면 시간이 빠듯하다. “나가리!” 갈 데가 거기 뿐이랴? 목적지를 거제도로 조정했다. 박사장 외에는 산행은 모두들 좋아하지 않으니 관광투어를 주로 하고 트레킹을 가미하는 일정으로 편성했다. 오랫만에 거제 대표관광지 해금강과 외도를 댕겨오는 걸루. 내친 김에 럭셔리 여행 계획을 구상했다. 하루 렌트비 25만원 짜리 연예인 차량 렌트 해금강과 유람선 투어와 외도 관광 그..
하늘물빛 정원 - 시우랑 채이랑 알감 ? 나 풍시우야 ! 내 밑으로 다 집합 ! 띠웅 ~~ 채이 !! 흐미 갑자기 할배는 워디가고 이사람은 당췌 뭐시다냐? 이거이 사람이여 풍뎅이여 외계인이여?
서두르는 봄 - 자꾸 빨라지는 제철 풍경 아침에 잘 만큼 자고 일어나 6시가 넘어 날이 밝아 올 때 쯤 물하나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슬그머니 나가다. 아직 인적이 뜸한 바깥아감 벗꽃길을 따라 대청호반을 한바퀴 돌고 중리동 국밥집에서 아침 해장을 하고 다시 계족산 산림욕장으로 이동하다. 계족 산성을 거쳐 임도 한 바퀴를 휘돌며 흩날리는 벚 꽃 속으로 이제 막 떠나가는 봄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12시쯤 귀가하다. 옛날로 보면 계족산의 벚 꽃은 아직 제철이 아니어야 하는데 봄은 점점 조급해 안달이나서 승질 급한 벚꽃 처녀는 한양 어디쯤을 지나 가고 있겠다. 게족산 황톳길 벚꽃은 지난 주가 절정이었던 모양이다. 오늘 부는 바람에 벚나무는 가는 봄날을 위해 남은 꽃잎마저 아낌 없이 날려 보냈고 나는 맨발 벗고 그 길 위에서 꽃비를 맞으며 아쉬운 그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