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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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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따라 가는 길 - 변산 오랫만에 사량도를 가고 싶었다ㆍ 내 젊은 날의 섬 오랫만에 먼 이향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산길을 걷고 뱃고동 소리 들으려 술 한 잔 치기로 의기투합했다ㆍ 작은 섬이지만 아름답고 섬머슴 투박한 그 길은 세상에 길들여 뺀질거리고 그 옛날의 구수한 인정은 탁한 세상에 그 맛이 변했지만 그래도 아직 내 가슴속에서 아름다운 상념을 불러 일으키고 낭만을 일 깨우는 오랜 섬이다 ㆍ 넌 섬이되 고립과 고독에서 벗어났고 난 아직 고독과 침묵 속에 나를 버리지 못했다 ㆍ 가끔 정말 가끔만 고독과 침묵 속으로 여행을 떠났다 ㆍ 그 시간이 얼마나 황홀한지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ㆍ 지금 고독할 수 없다면 먼 훗날 세월이 내게 가져다 줄 외로움과 고독을 감당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ㆍ 난 안다 . 혼자만의 가슴 깊은 고독을 느끼..
서천 희리산 가끔 기대하지 않고 떠난 가벼운 여행길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기쁨과 감동을 누릴 수도 있다. 명절 다음날은 홀로 가령 낙영길에 올라서 그 동한 풀지 못하고 맺혀 있던 역마의 한을 모두 쏟아 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그 동안 살아 온 삶의 방식이 있는데 야생의 방랑과 질주 본능을 억누르고 사는 게 어디 쉬우랴… 거친 먼 길을 소화하느라 몸은 피곤했지만 가슴은 후련해지고 마음은 가벼워진 채 돌아 왔다. 명절을 무사히 보내느라 수고한 마눌의 위로 여행겸 고단하고 숨가뿐 내 삶의 한박자 휴식을 위해서 좀 색다른 여행이 필요 했다. 후련한 바다를 보고 회 한 사라 하고 돌아 올 수 있는 곳 …. 통영과 거제는 멀고 결국은 서해안 인데 대천의 오서산과 홍성의 용봉산은 너무 많이 가서 식상하다. 그 옛날 15주..
가령산-낙영-도명 환종주 & 화양구곡 유람 추석 연휴 코로나로 인한 삶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분명 삶은 더 힘들어지고 더 팩팩하고 건조해지고 있다. 외로움과 피로감이 구름처럼 밀려드는 이 시대에는 코로나를 빌미로 시대착오적인 풍습과 관례는 모두 구조조정 될 것이다. 이사집에서 고스톱을 치면서 터를 다져주고 상가집에서 밤새워 술을 마시며 망자의 구천길을 밝혀주던 풍습이 어느날 시나브로 우리곁에서 사라진 것처럼… 마을과 친족들 간에 이루어 지던 혼례와 장례문화가 그걸 전문적으로 업으로 삼는 이들 에게로 넘어간 것처럼 … 그리고 이젠 결혼식과 장례식의 축하와 조문 방식도 빠르게 변화해 갈 것이다. 삶은 이젠 예전처럼 목가적이거나 낭만적이지 않고 더 이상 인정적이지 않다. 바락바락 인간에 대드는 악당 다윗이 미안한 마음으로 베푸는 작은 선의일지도 모르..
속리 깊은 곳 - 묘봉 묘봉 어머니 집에서 4시에 일어나 육게장 한 그 릇 비우고 조사장 집에는 정확히 새벽 5시에 도착했다 ㆍ 우리는 새벽형 인간들이여 늙은 새들은 아침잠이 없다네 요즘은 잠 없고 괸록 있는 늙은 새들이 벌레를 더 마이 잡는다네 ㆍ 묘봉 등정의 전초기지 운흥1리로 가는 길 우리는 그 새벽에 경제에 관한 열띤 토론을 벌이며 안개 흐르는 국도를 따라 속리의 북쪽으로 간다. 두부마을 음식점 주차자에 차를 파킹하고 들머리로 향하는 길 옅은 운무가 깔리는 초록벌판 위로 싱그러운 황금빛 햇살이 쏟아진다ㆍ 멋진 날의 느낌은 팍팍오는데 풍우를 불러 내는 도술이 워낙 출중한 조사장이라ㆍㆍ 한줄기 불길한 예감은 어쩔 수 없다ᆢ 환장하것쓰 운흥리에 도착해서 완전 멋진 풍경의 기대와 희망이 충만했는데… 능선에 올라 서기가 무섭게 ..
오대산 나홀로 환종주 나홀로 오대 종주기 창립 기념일 휴무하래. 이게 웬 떡이여 나가 시방 강원도 문지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강원도 산을 몬가니 불쌍히 여기신 신령님들이 이렇게 불러 주시네 어디를 갈까? 누구랑 갈까 고민하다가 결론은 버킹검 오대산에 혼자 가기로 했다. 풀코스를 같이 탈만한 친구들이라면 귀연 산친구들 빼고 고부기와 봉규 정도지만 갸들은 바쁠거이고 조사장이나 리기자 전우들에게는 너무 빡센 코스일 것이다. 모처럼 뽀너스 휴일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혼자만의 황홀한 고독을 느껴보고 싶었다. 적멸보궁과 비로봉 상왕봉을 아우르고 백두대간의 두로봉과 동대산 까지 퉁치는 오대산 환종주는 혼자 아니면 동행이 오히려 불편한 그런 코스다. 옛날 같지 않아서 혼자 떠날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 요즘 통 혼자만의 명상의 시간을 갖..
문막 명봉산 오늘은 운동을 좀 해야 겠다. 오늘 같은 날은 산위에서 옥바람을 맞아야 하는 날이다. 퇴근 시간이 되기가 무섭게 동화 수목원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산행을 시작했다. 8km에 이르는 등산로이지만 잘 조성된 산책길이다. 3개의 길중 중간 산허리를 넘나드는 진달래 길이 좋다 했는데 이 등산로가 최고의 산책길이란 건 지난 번 우중산행에 알아 버렸다. 예상대로 산 위에는 시원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마구 불어 주었다. 내가 옥바람이라고 하고 한 1년쯤 수명을 늘리 수 있다는 바람이…. 조망은 딱 한 군데 드러 나지만 조망의 즐거움을 상쇄하는 길 위의 풍경이 있다. 편안한 육산의 길 위에서 춤추는 멋진 나무들 그리고 아무도 없는 호젓한 명상과 사색이 있다. 내가 발견한 최고의 길이다. 건봉산은 숙소에 가까이 있어 ..
가을로 가는 길목 - 덕유산 살아가는 어느 날 가슴이 후련해지는 맑은 바람을 맞고 가슴을 흔드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는 것은 삶의 힐링이고 위안이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에, 건조한 삶에 메마른 가슴이 축축히 젖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음은 살아가는 날의 감동이다. 그 곳에서는 눈과 귀가 맑아 진다, 고요하고 맑은 풍경이 나의 잠자는 감성을 깨우고 시심을 흔든다. 난 그 곳에서 어께 춤을 추는 내 얀의 젊음을 만나고 흥겨운 내 영혼의 콧노래 소리를 듣는다. 시인이 따로 있더냐? 표현할 수 없는 이 응어리와 탄식이 시가 되고 혈이 뚫리는 가슴으로 아름다움에 교감하는 내가 시인이지… 신록과 철쭉이 함께 하는 봄도 지나고 여름 원추리 산행도 아니고 가을 단풍은 아직 이른 어중간한 여름의 끝자락 코로나는 여전히 엄중하고 10호 태풍 하이선이 ..
속세를 떠나다(다시 우복동천) - 장각동-속리천왕봉-형제봉-갈령 행복이 별건가? 스스로 만족하고 기뻐 할 수 있으면 그것이 행복이지 그려 ! 인생이란 제멋에 사는 거여. 산이 좋으면 산으로 가고 바다가 보고 싶으면 바다로 가고 아직 내가 사랑하고 내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 그게 살아가는 행복이지 뭐 별건가? 속인에게 도가 멀리 있는가? 명상과 수행이 따로 있는 가? 생로병사와 영고성쇠의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깨우침이 도에 가까이 감이요 번뇌와 미망을 내리고 고요한 맑은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으면 그것이 곧 명상 이고 수행이지 내 마음속에서 그 기쁨이 넘쳐나면 그 곳이 천국이고 극락이지 그 아름다움은 죽음으로 완성되지만 살아 있는 동안엔 더 뜨겁고 행복해야지 조사장이 울산 출장 내려간 바람에 산행지 선정이 난해 해졌다. 원래 계획했던 알탕..